외환위기후 실업률 줄었지만 체감고용 여건 악화

  • 입력 2007년 6월 3일 16시 09분


외환위기 후 새로 생긴 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보다는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영세 서비스업에 많이 몰려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IMF 외환위기 이후 고용 형태의 변화와 대응 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 직후 7%대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최근 3%대로 감소했지만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고용 불안도 심해 체감 고용여건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업 등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일자리는 1997년 154만2000개에서 2004년 131만 개로 23만2000개 감소했다.

대신 영세 소기업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종업원 300인 이상 대기업의 일자리 수는 1995년 251만 개에서 2005년 180만 개로 71만 개가 줄었지만 같은 기간 종업원 49명 이하의 소기업 일자리는 1363만 개에서 1515만 개로 152만 개 증가했다.

고용 불안도 커졌다. 2006년 6개월 미만의 단기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 수의 11.6%. 12개월 미만까지 포함하면 31.5%에 이른다. 1년 이상 직장을 유지하지 못하는 취업자가 전체의 31.5%이고 이 가운데 3분의 1이 반 년 이상을 실직 상태로 지낸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괜찮은 일자리의 생산성이 늘어 고용창출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일자리를 늘리려면 그만큼 더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며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 철폐와 중소기업 체질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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