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선호 업종별 No1]<6>삼성생명의 꿈은 ‘지속 성장’

  • 입력 2007년 5월 5일 03시 01분


《삼성생명은 올해 ‘보장자산’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종신보험과 치명적 질병(CI)보험 등 사망 시 지급되는 돈을 일컫는 보장자산은 이 회사의 적극적인 광고와 마케팅 파워에 힘입어 어느새 대중의 머릿속에 들어왔다. 삼성생명 보장성보험의 마케팅 서브 브랜드는 ‘퓨처 써티 플러스(Future 30+)’. 30대부터 앞날을 차근차근 대비하자는 의미다. 늘 한발 앞선 신상품을 내놓으며 생보업계를 선도해 온 삼성생명은 올 하반기(7∼12월)에는 ‘프리덤 피프티 플러스(Freedom 50+)’라는 5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한 연금보험 상품을 판매한다. “보장자산이 뭔가요”라는 화두를 내놓은 뒤 이제 고령화 사회에 걸맞은 연금 상품으로 또 다른 이슈를 국내 보험업계에 던질 채비다.》

1. 2032년 개봉 될 꿈은 뭘까

‘도전, 꿈, 역사.’

5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삼성생명이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사옥에서 제막식을 가진 세 가지 타임캡슐의 이름이다.

타임캡슐은 땅에 묻는다는 고정관념을 깬 이 조형물은 마치 예술작품처럼 천장에 매달려 공중에 둥둥 떠 있다. 육면체의 타임캡슐에 설치된 액정표시장치(LCD)에는 이 회사 50년의 발자취가 영상물로 방영된다.

특히 앞으로 25년 후인 2032년에 개봉될 ‘꿈’이란 이름의 캡슐엔 최근 입사한 젊은 사원들의 포부와 비전이 담겨 있다.

‘1957년 동방생명으로 창립, 1963년 삼성에 인수, 1989년 삼성생명으로 사명(社名) 변경, 2006년 자산 100조 원 달성….’

신입사원이 임원이 될 이 무렵에도 삼성생명은 지금처럼 부동의 국내 ‘1등 회사’를 지키고 있을까. 쟁쟁한 해외 생명보험회사들과 겨루며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서 있을까.

2. 브랜드 파워는 삼성 그룹에서 나온다?

삼성그룹 내에서 매출로나 중요도에서 삼성전자 바로 다음인 삼성생명 직원들의 자부심은 매우 강하다. 외환위기의 와중에도 건재했던 삼성생명에 대해 다른 생보사들은 부러운 눈길을 보낸다.

한 생보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삼성생명의 브랜드 파워는 상당 부분 막강한 정보력과 조직력을 가진 삼성그룹에서 나온다. 삼성은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 낸 뒤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그룹 내 금융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관리의 삼성’이란 말처럼 직원들을 관리하고 사람을 키우는 역량도 탁월하다. 문제는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삼성생명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이다.”

3. 상장 땐 시가총액 14조원 ‘금융 공룡’ 탄생

찬란한 미래를 꿈꾸는 삼성생명의 당면 과제는 바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고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를 앞두고 있는 등 삼성생명을 둘러싼 국내와 금융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실상 ‘글로벌 시장의 무한 경쟁 체제’에 놓이게 된 셈이다.

특히 지난달 말 금융감독위원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하면서 18년 묵은 생보사 상장(上場) 논란이 마침표를 찍는 등 우호적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삼성생명이 상장돼 주당 70만 원 선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면 시가총액 14조 원의 ‘금융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삼성생명 상장은 그룹 내 순환출자형 지배구조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주게 돼 쉽게 결론이 날 사안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삼성생명 상장으로 이 회사 지분 13.34%를 보유한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로 바뀌는데, 금융지주회사는 제조업체 지분을 가질 수 없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생명 임원조차 상장 문제에 대해선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박준현 삼성생명 부사장(기획관리실장)의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갈 뿐이다. 국내 시장은 이미 성숙해 과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외형 성장을 추구하지는 않겠다. 자본시장통합법으로 금융영역 간 장벽이 허물어지면 사업 다각화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절실해진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재정적 안정을 보장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을 새 비전으로 정했다. 보장성보험과 연금을 두 핵심 역량으로 정하고 지속적으로 경영 체질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업이 100년을 지속하려면 인적 물적 자본만으로는 부족하며 사회와 끊임없이 교류하는 ‘사회적 자본’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속한 사회 구성원들에게서 받는 신뢰와 존경을 사회적 자본으로 정의했다.

4.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

국내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생보업계 1위, 즉 리더 역할을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일은 1등 회사의 몫인데, 최근 보장자산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펼치는 삼성생명은 일단 파이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점에서 이 회사가 주력하겠다는 연금보험 상품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일반인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리스크 헤지(회피)가 없는 연금 운용회사는 경영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선보일 ‘수명 리스크(longevity risk)’ 관리기법은 다른 금융업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은 종신까지 지급하는 연금보험 상품을 줄여 나가고, 연금 지급 시점에 쌓인 적립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정비할 계획이다. 힘겹게 시장을 만들어야 했던 보장자산과 달리 연금은 고령화 사회에 자발적 수요가 생겨난다는 분석이다.

5. ‘물에는 물고기가 있고 땅에는 쌀이 있다’

파이를 살찌우는 또 다른 방법은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삼성생명은 1997년 태국에 ‘시암 삼성’, 2005년 중국에 ‘중항삼성’ 등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글로벌 경영의 초석을 다졌다.

강연희 삼성생명 태국법인장은 본보와의 국제 통화에서 “태국의 생명보험 시장은 인도 필리핀 등과 같이 이제 막 태동 단계”라면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에 끈질긴 한국식 보험설계사 영업방식으로 2006년 28만3000달러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측은 태국 합작법인 진출 사례를 소개하며 ‘물에는 물고기가 있고, 땅에는 쌀이 있다’는 태국 속담을 인용했다. 무슨 의미인지 물었더니 도처에 자원이 풍부하다는 뜻이란다.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뭐든 도전해 이루겠다’는 삼성생명의 강한 의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삼성생명 임직원의 직급별 초임 연봉과 평균 재직기간
구분직급별 초임 연봉평균 재직기간
임원수억 원-
부장8000만 원-
차장6600만 원6년
과장5300만 원6년
대리4200만 원5년
사원3300만 원4년
세전 금액. 조직성과급 및 개인성과급 별도. 자료: 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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