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반대 분신' 고 허세욱씨 추모제

  • 입력 2007년 4월 18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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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외치며 협상장 앞에서 분신한 지 보름 만에 숨진 고(故) 허세욱 씨를 기리는 추모제와 노제가 1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진행됐다.

'한미FTA무효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 동지 장례위원회(장례위)'는 오전 7시 고인이 입원 치료를 받았던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식을 가졌다.

검은 정장과 상복을 입은 이들은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영등포 민주노총까지 행진해 허씨의 유서를 낭독한 뒤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행렬은 택시운전사였던 허 씨의 생전 직장인 관악구 봉천동 한독운수 앞에서의 노제를 시작으로, 용산구 하얏트 호텔, 미군기지 앞을 도보로 행진하며 허 씨를 추모하고 '한미FTA 체결 반대'를 외쳤다.

장례위는 이날 낮 12시 반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범국민 추모식'을 열고 오후 7시부터는 청계광장에서 촛불추모제를 가졌다.

정광훈 공동장례위원장은 "허세욱 동지는 한미FTA에 분신으로 항거한 열사"라며 "그 열사 정신을 계승해 고인의 염원이었던 한미FTA 저지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허 씨의 시신은 '사회장'을 거절한 유가족의 뜻에 따라 사망 직후인 15일 고향인 경기 안성으로 옮겨진 뒤 화장돼 성남화장장 유택공원에 안치됐으나 장례위는 유골의 일부를 얻어 추모제를 지낸 뒤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소 인근에 유품과 함께 안치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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