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한국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요. 업무와 관련해 한국 기업에서 참 배울 점이 많거든요. 그런 다음에는 중국에 돌아가 한국 기업의 주재원으로 일하고 싶습니다.”(팡팡·方芳·25)
스물다섯 살 동갑의 두 중국 아가씨는 무척이나 생각이 여물어 보였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확실한 목표를 정한 것은 물론 한중 양국의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 사람들 근면함이 장점”
두 사람은 SK그룹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글로벌 인턴’제도에 참가해 지난달 초부터 2개월 예정으로 SK텔레콤의 광고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장 씨는 광둥(廣東) 성 출신으로 선전(深(수,천))대에서 광고를 전공하고 현재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1학년)을 전공 중이다. 랴오닝(遼寧) 성에서 태어난 팡 씨는 랴오닝과학기술대에서 금융을 전공하고 서강대 영상대학원(1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한국과 중국기업에서 모두 인턴 생활을 경험해 보았다. 자연히 양국 기업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다고 한다.
팡 씨는 한국 기업의 장점에 대해 “똑똑한 사람이 많고 모두들 열심히 일하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답했다. “중국에서는 퇴근시간만 되면 모두 ‘칼 퇴근’을 하거든요. 일에 대한 열정이라든가 책임감에 있어서는 한국 사람들이 조금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일사불란한 조직 운영도 배울 점이라는 지적이다. 장 씨는 “중국에서는 자기가 바쁘면 직장 상사가 지시한 사항도 제쳐 놓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조직체계에 따라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한국 이동통신 서비스, 중국서도 통할 것”
이들은 “한국기업은 위계질서 때문에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다”며 “그래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퇴근 후 술자리가 많은 것 같다”고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인턴 근무지로 통신회사인 SK텔레콤을 택한 두 사람은 이동통신 산업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중국에서도 통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희망적”이란 대답을 내놓았다. 장 씨는 “대학생 등 젊은 층은 동영상이나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며 “중국에 맞는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히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특히 중국 진출에 적극적인 SK텔레콤의 모습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엘리베이터 안과 사내 방송에서 중국어 회화가 매일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무척 기분 좋아하는 눈치였다. 장 씨는 “SK텔레콤의 ‘행복날개’ 로고가 중국 사람이 좋아하는 붉은색 위주로 되어 있다”며 광고 전공자다운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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