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또 불붙었다’ 은행들 마케팅 전쟁 선전포고

  • 입력 2007년 2월 12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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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간 영업경쟁의 승부처를 '신용카드'부문으로 본 은행들이 앞다퉈 신용카드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시중은행장들은 올해 초 '경영전략목표'를 발표하면서 한결같이 신용카드 영업에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신상품 발매 및 고객확보전은 이제 서막이 오른 셈이다.

●신용카드에 승부를 걸다

첫 테이프는 하나은행이 끊었다. 지난해 LG카드 인수에 실패한 하나은행의 김종열 행장은 "특단의 조치를 통해 현재 카드 회원수 300만 명을 2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업계 처음으로 버스 지하철 등 교통요금을 매회 100원 씩 깎아주는 '마이웨이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는 할인점에서도 5% 이상 할인혜택을 준다.,

경쟁업계에선 '이런 서비스로도 이익이 남을까'하는 볼멘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하나은행 관계자는 "분기당 30만 원 이상 써야만 할인혜택을 주기 때문에 사용유인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다. 교통요금 할인은 사실상 '미끼'인 셈.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에서 이런 사용 조건은 '쏘옥' 빠져있다.

신한금융지주에 은행계 카드 1위를 내주게 된 국민은행도 '카드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8일 이마트와 제휴한 카드를 내놓았는데, 발매 3주 만에 회원수 3만 명을 돌파했다. 보아 김연아 등 스타들을 내세운 광고 물량도 압도적이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도 연초 "6%대의 카드 점유율을 2009년 1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인터넷 고객 대상의 '우리e카드'는 5개월여 만에 17만 5000장의 실적을 올렸다.

LG카드가 계열사로 편입되는 신한금융지주도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신한카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과열 경쟁 우려하는 시각도'

올해 3월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가 완료되면 은행계 카드 점유율은 70%를 넘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하면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 졌다"며 "국민 우리 하나은행, 농협 등도 카드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카드대란(大亂) 이후 부실처리에 전념하던 신용카드 업계는 지난해부터 비로소 수익을 나기 시작한 상황.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 이후 활로를 찾는 은행들이 신용카드를 주 수익원으로 잡으면서 전업계 카드사가 핀치에 몰리게 됐다.

삼성, 현대, 롯데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일단 포인트, 신상품, 광고 등으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금융감독원은 "정상적 영업질서를 벗어나 모집질서 법규를 위반하는 지를 매달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2003년과 같은 카드대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했다. 한 전업계 카드사 대표는 "우리는 카드발급 거절율이 50%가 넘는다"고 했다. 그만큼 아무에게나 카드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는 "경쟁이라는 게 한번 불붙으면 억제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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