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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30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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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지나친 대출규제로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복수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방안 질의응답(Q&A)'자료에 따르면 주택대출 1인당 1건 제한으로 대출을 줄여야 하는 20만9000명 가운데 올해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대출금을 갚아야하는 사람은 모두 9만6000명(45.9%)에 이른다.
본보 30일자 A1면 참조
▶주택대출 ‘2건→1건 제한’ 규제대상자 20배 늘었다
이 자료는 감독당국이 1·11대책 발표에 앞서 준비했지만, 공식 배포하지는 않았다.
●대출 규제대상 2명 중 1명은 3년 내 상환해야
Q&A자료에 따르면 대출건수를 줄여야 하는 사람은 △2007년 5만5000명 △2008~2009년 4만1000명 △2010~2011년 1만8000명 △2012~2016년 2만6000명 등이다.
전체 대출건수 규제 대상자(20만9000명)의 절반가량이 3년 내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출을 강제 상환해야 하는 사람이 갑자기 늘어나면 부동산과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아파트담보대출 건수규제가 2005년 '8·30 주택대출 리스크 관리방안(8·30대책)'으로 1인당 2건으로 묶였다가, 이번에 1건으로 강화되면서 실수요자가 규제 대상에 많이 포함된 것도 문제다.
예를 들어 8·30대책으로 규제 대상자 1만 명이 갚아야하는 대출은 1인당 평균 2.1건에 2억1000만 원 수준인 반면 1·11대책의 규제를 받는 대출자 20만9000명이 줄여야 하는 대출은 1인당 평균 1.1건에 1억1244만 원이다.
상대적으로 대출건수와 금액이 적어 실수요자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들의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주택매도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 의식한 듯
Q&A자료에는 여론을 의식한 질문과 답변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예를 들어 '금번 건수 규제는 기존 대출의 감축으로 리스크 관리와 무관하며, 주택 매도를 당국이 강제하는 무리한 조치라고 생각되는데?'라는 질문에서는 대출규제를 강화하려는 조치에 대해 당국 스스로 적잖은 부담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금감원은 이 질문에 대해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 비(非)투기지역이나 아파트 이외 일반주택까지 대출 건수규제를 하면 지방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서민들이 생계형 자금을 대출받는데 애로가 생긴다고 지적해 더 이상의 규제 확대를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제도권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외국계 대부업체의 주택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실수요자 피해 불가피'
1·11대책으로 1인당 2건 이상의 아파트담보 대출자는 만기가 돌아올 때 1년 이내에 1건을 상환해야한다.
신용도가 낮거나 은행 대출한도가 꽉 차서 2금융권을 이용한 사람들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거래가 끊겨 집을 못 팔면 연14~21%에 이르는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
서강대 김경환(경제학) 교수는 "집을 넓혀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대출이 2건이 된 사람 등 선의의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유예기간을 1년 두는 것만으로는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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