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1억 넘는 車도 공동구매…”

  • 입력 2007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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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수입차에 대한 공동구매가 시작됐다. 최저 4000만 원대에서 1억 원 선. 공동구매 금액으론 국내 최고가라는데….》

○ 새로운 트렌드 ‘자동차 공동구매’

포털사이트 다음의 ‘크로스파이어 동호회’는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스포츠카인 크로스파이어 6대를 공동구매했다. 크로스파이어의 대당 가격은 5390만∼5890만 원.

이 동호회는 지난해 12월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공동구매를 공지한 뒤 2주일 만에 신청자 6명을 모두 채워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한 딜러에게서 차량을 구입했다. 동호인들이 받은 할인혜택은 기본적인 연말 할인 등을 포함해 15%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구매가 몇천 원짜리 컴퓨터 마우스에서 억대를 넘나드는 수입자동차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 고급 스포츠카 중심… 할인율 15% 선

최근 자동차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고급 수입자동차에 대한 공동구매가 늘고 있다.

공동구매가 추진되는 수입차는 가격이 적게는 4000만 원대에서 최고 1억 원이 넘어 공동구매 금액으로는 국내 최고가인 셈이다.

이 같은 자동차 공동구매는 자동차업체의 특정 차종 홍보 또는 재고 정리와 맞물려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인피니티의 ‘뉴G35’도 공동구매 품목에 올랐다.

닛산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한 동호회에서 가격이 4750만∼4980만 원인 뉴G35 3대를 공동구매로 구입했다. 다른 동호회 2, 3곳에서도 공동구매 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

차를 판매한 곳은 약간의 가격 할인과 내비게이션 장착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대당 1억 원이 넘는 고급 스포츠카 메이커인 포르셰 등에도 “공동구매로 동호인들이 여러 대를 동시에 구입하면 가격을 낮춰 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참여 많아

지금까지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 가격이 수십만 원대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동호인들끼리 공동구매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았다.

그러나 거액의 자동차를 공동구매하는 것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다. 소비자의 경제력이 높아졌고 구매력 높은 자동차 마니아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동구매가 추진되는 전자제품과 자동차의 공통점은 가격 대비 가치가 높거나 디자인이 좋다는 것.

크로스파이어는 독일의 자동차 주문제작업체인 ‘카만’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주문에 따라 벤츠 ‘SLK’를 바탕으로 만든 3200cc급 2인승 스포츠카다. 국내 수입차 중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지난해 10월 판매가 시작된 뉴G35도 엔진 성능이 구형 G35에 비해 43마력 올라간 315마력의 고출력이지만 오히려 가격은 400만 원 정도 내려가 가격 거품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회사는 가격 정책이 흐려질 우려 때문에, 구입자는 중고차 가격이 하락할까봐 정확한 공동구매 가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공동구매 가격이 높은 만큼 참여하는 동호인들은 주로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고소득 자영업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크로스파이어 동호회 회장 김시훈(40·의사) 씨는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거품이 적은 차종이 공동구매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추가로 공동구매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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