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투자하는데 특혜라니…” 삼성의 한숨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6시 30분


코멘트
“도대체 무엇이 특혜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지역에 투자를 하려는 기업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장병조(52) 공장장은 18일 공장에 견학을 온 경북도청 출입기자들에게 “최근 대구시의회 일부 의원이 경북대에 들어설 모바일테크노빌딩에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것을 놓고 특혜 시비를 벌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경북대와 대구시는 2004년 12월 모바일테크노빌딩을 통한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0억 원을 들인 이 빌딩은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그는 “구미공장과 협력하는 대구와 경북지역 500여 협력업체 중에서 우량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도 어려운데 특혜 운운해 힘이 빠진다”며 “광주시가 구미공장의 휴대전화 생산라인을 한 개라도 이전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의원 입장에서는 대구시가 180억 원을 들여 건립 중인 이 빌딩에 특정 기업이 참여하는 것에 의혹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특혜를 막는 것이 지방의회의 본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근거나 물증 없이 시의원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특혜 주장을 제기한다면 그것은 구시대적 발상인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모바일테크노빌딩은 대구와 경북지역에 흩어져 있는 협력업체들을 한곳으로 이전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사업으로 해당 기업으로서는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부담”이라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1000여 기업 중 대구와 경북지역으로 옮긴 기업이 가장 적었다.

대구시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 사업이 실효를 거두려면 건전한 기업 활동이 잘 이뤄지도록 지역 분위기가 정착되고 공무원과 지방의원 등이 불필요한 오해나 근거 없는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