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내년 줄줄이 임기 만료 ‘느긋… 담담… 초조…’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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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년에도 최고경영자(CEO)가 될까?’ 나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임기가 내년에 끝난다. 이들이 연임하면 별 변화가 없겠지만 새 CEO가 나타나면 금융시장의 판도는 많이 바뀔 수 있다. 당장 기존 조직을 뜯어고칠 수 있고 은행의 사업방향이 수정될 수도 있다. 외국계 은행장들도 내년 상반기(1∼6월)에 잇달아 임기를 마친다.》

○ 나 회장과 황 회장 연임 가능성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나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다소 높은 편에 든다.

조흥은행과의 통합, LG카드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성공적으로 처리한 공로가 크다.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카리스마’가 강하다는 점도 나 회장의 재산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재일동포 주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면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2인자로 꼽히는 이인호 신한지주 사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등이 회장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황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현재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직을 겸하고 있는데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한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선 정부 측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회장 직을 맡아야 매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직원에 대한 격려금 지급, LG카드 인수 과정 등에서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황 회장 측은 “조직운영의 일관성을 위해선 은행장 직은 포기하더라도 회장 직은 그대로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황 회장 측의 뜻과 상관없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강권석 기업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낸 전광우 딜로이트컨설팅 회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국민은행의 강 행장 역시 실적 면에선 흠 잡을 데가 거의 없다.

2003년 말까지 1조 원이 넘던 적자를 취임 직후 흑자로 돌려놨고 재임기간 주가도 많이 올랐다.

그러나 최근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되면서 연임을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국내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내부 인사가 행장으로 전격 발탁될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 후에도 행장 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외환은행이 독자생존으로 방침을 정한 만큼 웨커 행장 외에 대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은 임기 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하 행장은 국내 노사 문제로 미국 본사와 의견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메리디스 행장은 본부의 승진 발령으로 자리를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 조직 안정 지나치게 흔들어선 안 돼

은행은 고객 자산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안정성을 중시한 인사가 필요하다고 금융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사업모델을 재편하고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기 위해선 단기 업적 중심의 인사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은행장이 길게 보고 경영하려면 제조업처럼 장기 재임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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