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리딩뱅크’ 흔들…외환銀 ‘독자경영’ 고심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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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매계약이 파기됨에 따라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이 내년 이후 사업전략을 대폭 수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외환은행은 독자경영체제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외환은행을 인수할 것으로 보고 국내시장 확대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국민은행이 다시 자산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9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자산은 216조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9%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다진다는 보수적인 목표로 일관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던 것. 반면 우리은행은 9월 말 기준으로 자산규모를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178조 원까지 늘렸고, 신한은행도 조흥은행과 통합 진통을 겪으면서도 자산을 전년보다 11% 늘어난 181조 원으로 확대했다.

국민은행이 아시아의 리딩뱅크는 고사하고 국내 1위 자리를 뺏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나름대로 독자적인 해외 진출 모델이 있기 때문에 (내년 계획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자산 규모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외환은행은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당분간 독자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매각 과정에서 노조와 대주주 사이의 갈등이 커져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외환은행 경영진은 “경영진과 노조 사이에 특별한 갈등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아직도 정식 유니폼 대신 외환은행 매각 반대 구호가 적힌 노조 셔츠를 입고 근무하며 매각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지성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사내 방송을 통해 “지금은 대주주 지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외환은행을 세계 최고의 은행으로 만들 투쟁을 벌일 시기”라며 대주주에 대한 경고를 계속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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