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1일째 팔자”… 순매도 2조 넘어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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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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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21일에도 주식을 순매도(매수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수치)하며 거래일 기준으로 11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2조1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4월 25일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7조 원을 넘는다.

물론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국내 증시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던 것.

실제로 외국인들은 최근 인도와 중국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도 주식을 팔아치웠다.

문제는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것. 최근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연기 등 이른바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북한과의 긴장 고조가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흔드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단기 투자를 하는 외국인들이 이를 계기로 돈을 빼낸 경험은 없지 않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2003년 초 북한 핵 문제가 부각됐을 때에도 외국인은 3개월 동안 1조700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만에서는 외국인이 1조2000억 원가량 순매수해 대조를 보였다.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일부 외국인이 한국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들이 단기간에 주식을 사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국증권 김민성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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