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삼성전자 등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 적극 나서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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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팀(본명 황영민)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던 2004년의 한 TV 공익광고.

아들(팀)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엄마 얼굴도 보지 않은 채 “다녀왔습니다”라는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바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이어 PC를 켠다.

PC 화면에 ‘채팅신청이 들어왔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알고 보니 엄마다.

“엄마, 인터넷은 언제 배우셨어요?”

“우리 아들이랑 대화하려고 배웠지.”

그때서야 아들은 활짝 웃으며 엄마와 함께 온라인상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 광고는 세대 간의 갈등을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극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터넷을 제대로 모르면 세대 간 격차가 발생한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어느새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지난해 12월 현재 72.8%로 세계 최고 수준. 하지만 장애인, 저소득층, 장·노년층, 농어민 등 이른바 ‘4대 정보 취약계층’의 인터넷 이용률은 29.4%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997년부터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의 맹인안내견 교육센터에서 시각 장애인 컴퓨터 교실을 열고 있다. 2002년부터는 온라인(anycom.samsunglove.co.kr)에서도 시각장애인 컴퓨터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갑자기 시력을 잃은 김병호 씨가 직접 시각 장애인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교육을 주도한다.

김 씨는 책을 스캔하면 그대로 읽어주는 ‘사운드 피아 97’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온·오프라인 컴퓨터 교실을 수료한 장애인은 1만 5000명을 넘는다.

LG전자도 2004년부터 서울시 장애인재활협회와 함께 ‘LG정보나래’를 조직해 장애인에 대한 정보기술(IT)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LG정보나래’는 서울, 경기지역 LG전자 연구원들로 구성된 순수 자원봉사자들. 서울시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재활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을 위해 1 대 1 방문 PC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1회 방문을 원칙으로 12주 동안 e메일 보내고 받기, 정보검색, 채팅 등 인터넷 사용법과 워드, 엑셀 등을 가르친다.

KTF는 청소년들의 정보 격차 해소에 나섰다.

KTF는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IT 교육을 지원하는 ‘비기 IT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9월 ‘비기 IT 공부방’ 1호점을 개설한 이후 지금까지 전국 34곳에 공부방을 설치했다. 지난해 10월 초에는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한글학교 컴퓨터교실에 최신형 PC 등 IT 기자재를 설치하고, 교실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기도 했다.

PC를 제공하는 운동도 활발하다.

인터넷 포털 드림위즈(www.dreamwiz.com)는 ‘사랑의 PC 보내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에게 무상으로 PC를 보급하고 있는 것. PC는 일반 가정이나 회사에서 기증받아 재활용한다.

드림위즈는 단순 PC 제공에서 한발 나아가 정보화 교육사업, 재활지원 사업, 취업알선 사업 등도 벌여 정보 취약계층의 업그레이드에 앞장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HP도 낙도지역 초등학교에 PC와 프린터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전남 도서지역 5개 학교(묘도, 금산, 금일동, 조도, 장산초등학교)에 PC 20여 대를 지원했다.

홈네트워크 통합솔루션 전문 기업인 현대통신은 디지털 도어록 기증 운동을 펴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소외돼 있는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디지털 도어록을 기증하는 것.

현대통신은 최근 서울 송파구 내 10개 복지관을 통해 디지털 도어록 100여 개를 기증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제목
삼성전자―1997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교실 운영
―2002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온라인 컴퓨터 교실 개설
LG전자―2004년 자원봉사단 ‘LG정보나래’ 조직
―중증 장애인에게 1 대 1 방문 PC교육 실시
KTF―‘비기 IT 공부방’ 운영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IT 교육 지원
드림위즈―‘사랑의 PC 보내기’ 활동
한국HP―낙도지역 초등학교에 PC와 프린터 보내기 활동
현대통신―디지털 도어록 기증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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