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현대·기아車 ‘게스트 엔지니어’제도 시행

  • 입력 2006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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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협력업체들에 품질 경영 등 각종 경영 전략을 전수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현대차 파주연수원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경영노하우 설명회’ 모습.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협력업체들에 품질 경영 등 각종 경영 전략을 전수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현대차 파주연수원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경영노하우 설명회’ 모습.
경기 화성시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에는 현재 330여 명의 ‘외부 기술 인력’이 현대차그룹 엔지니어들과 함께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68개 협력업체에서 파견된 이들 엔지니어는 현대차그룹 연구진과 함께 부품설계 및 개발에 관한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또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기술을 각 협력업체에 이전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각 협력업체들의 기술진이 현대차그룹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은 이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 엔지니어’ 제도 덕분이다. 협력업체들은 이 제도를 통해 부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에 8명의 엔지니어를 파견한 부품업체 세원ESC는 신기술 이전 등으로 올해 약 8억2000만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자동차의 품질은 부품이 좌우한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협력업체의 품질 향상이 곧 완성차의 품질 향상을 가져온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현대차 인도 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지에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인도 최고 수준의 품질 확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협력업체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게스트 엔지니어’ 제도 등을 통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고, 이 그룹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협력업체에 이전하기도 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듀얼매스플라이휠(DMF)’의 제조 기술을 부품업체 평화발레오에 이전했다. DMF는 자동차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정숙성 향상과 내구성을 보장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기술은 이 회사의 사내 벤처팀이 3년여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것으로 이전에는 독일 일본 등 외국 기술에 의존해 생산했다.

현대차는 이처럼 특허를 가지고 있는 첨단 신기술을 협력업체에 이전해 자동차 부품업체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부품의 품질 향상, 또는 부품 국산화로 인한 원가 절감이 곧 한국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엄정 관리를 통한 부품 경쟁력 확보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의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관리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협력사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품질 운영 시스템을 평가하는 ‘5 스타 등급 제도’와 ‘SQ마크 인증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5스타 등급 제도는 협력업체의 품질 수준을 계량화한 기준을 통해 평가하는 제도. SQ마크 인증 제도는 부품 품질에 주요 영향을 미치는 전문 업종을 선정해 점검하는 제도다.

현대차그룹은 2002년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동차 부품산업 진흥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과 현대차 및 기아차의 협력 부품 업체들로 구성됐다. 모두 50억 원의 출연금으로 설립된 이 재단은 부품업체의 품질 개선과 신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과 선진 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기술뿐 아니라 경영 노하우도 전수 대상이다. 현대차는 수시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경영 노하우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 다각적인 자금 지원 방안도

협력업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사회공헌방안을 발표하면서 협력업체들에 대한 상생협력 방안도 내놓았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소기업 협력업체에 부품 대금을 100% 현금 지급하기로 하고, 대기업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기존 120일이었던 어음 만기 기일도 60일로 단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조치가 2, 3차 협력업체에 대한 부품 대금 지급기일 단축 연쇄 효과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또 2010년까지 신차 금형비 등 개발 투자비 2조6300억 원을 협력업체의 개발 투자비로 집중 지원해 각 업체들의 기술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 밖에 500억 원 규모의 품질육성기금을 마련해 중소 협력업체들에 융자 형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최대 3년 동안 업체별로 20억 원씩 지원되는 융자 금액은 별도의 채권이 없이 부품 대금을 담보로 지원되며, 지원을 받은 협력업체는 지원금을 일정 기간 거치한 뒤 부품 대금으로 분할 상환하면 된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4월 발표한 협력업체 상생 주요 방안
항목기존변경 후
중소기업 부품대금수출=현금, 내수=60일 어음수출, 내수 모두 100% 현금
대기업 부품대금수출=현금, 내수=120일 어음수출=현금, 내수=60일 어음
협력업체 자금지원2010년까지 13조 원2010년까지 15조 원
협력업체 기술지원 - 500억 원 규모 기술자금 조성
협력업체 특허이전 - 휴면 특허 협력사에 이전
선진기술 공동 벤치마킹2005년 19차종 1365명 참가2006년 24차종 1700명
자료: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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