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세입자 임대금 없어 자살기도

  • 입력 2006년 5월 29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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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판교 택지개발지구 철거 세입자가 임대아파트를 공급받고도 비싼 임대료를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다 음독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29일 오전 0시 30분경 성남시 수정구 수진1동 단독주택에 세 들어 사는 김모(52) 씨가 신음 중인 것을 일을 마치고 귀가한 부인 최모(44) 씨가 발견해 분당의 한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 측은 김씨가 제초제를 마신 것으로 보고 위세척 등 응급조치를 마쳤으나 장출혈이 심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 씨는 20여년 전부터 판교지구 내 삼평동에서 노동과 농삿일을 하며 살다가 집이 철거되면서 한 달여 전 수진동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판교지구 세입자 모임인 '판교세입자참모임' 회원인 김 씨는 판교 임대아파트 특별공급을 신청해 민영 임대 32평형을 배정받았으나 임대보증금(2억4000만 원)과 월임대료(59만 원)를 감당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교세입자참모임 박학현 부위원장은 "김 씨가 그동안 여러 차례 임대료 마련을 걱정했고 어제도 몇몇 회원을 만나 임대아파트를 계약하지 못한 것을 비관했다"며 "잘못된 임대아파트 정책으로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판교신도시 4개 민영 임대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은 철거 세입자 413명 가운데 134명은 김 씨와 같은 이유로 이달 15~17일에 있었던 임대계약을 포기했다.

성남=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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