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면 산도 준다?…건설사 분양 안간힘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아파트 분양 마케팅이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분양하는 새 아파트에서는 계약자들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입주민들에게 산(山)이나 텃밭, 과수원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이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얼어붙은 분양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자 애쓰고 있는 것.

특히 주택시장 침체로 아파트 입주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고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곳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7∼8월 여름철 비수기에다 월드컵까지 겹치면서 분양시장이 더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월드컵’을 오히려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려는 아파트도 여럿이다.

○ 산(山), 텃밭이 내 것

다음 달 초 광주 서구 마륵동에서 분양하는 ‘상무자이’(44∼78평형 269채) 아파트 입주자들은 백석산 2000여 평을 무료로 갖게 된다.

시행사가 사유지였던 산을 사들여 입주민 공동 소유로 변경해 주는 것. 입주민 대표회의 명의로 법인을 설립해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강민국 GS건설 상무자이 현장소장은 “입주민들이 산에 과실수를 심거나 산책로를 내는 등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며 “단지 내에 조성되는 700여 평 공원과 백석산이 연결돼 녹지 속의 아파트라는 프리미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 바이오밸리(26∼46평형 377채)와 경남 거제시 아주동(34∼47평형 420채)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현진에버빌은 계약자들에게 출산장려금을 준다.

계약자가 입주 후 5년 안에 둘째 자녀를 출산하면 축하금 1000만 원을 받고 셋째 자녀를 낳으면 축하금 1000만 원과 함께 7년 동안 매년 500만 원씩 총 3500만 원의 양육비를 받게 된다.

최초 계약자가 계속 입주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입주 전이라도 계약 이후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남광토건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 선보인 ‘동창원 하우스토리’(34·47평형 325채) 입주민들에게 단지 인근에 있는 3400평 규모의 텃밭과 과수원을 준다. 모든 가구에 9평 정도의 텃밭이 배분되며 입주 시점에 맞춰 등기이전을 해 줄 계획이다.

○ 모델하우스에서 월드컵 응원해요

경기 화성시 향남택지지구에서 ‘에일린의 뜰’(33∼35평형 506채)을 분양 중인 일신건설산업은 모든 계약자에게 아파트 브랜드가 찍힌 시가 300만 원 상당의 42인치 삼성파브 PDP TV를 무료로 준다.

이 회사 권지혜 홍보실장은 “6월 13일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인 토고전이 열리기 전까지 TV를 설치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다음 달 2일 경남 김해시 장유신도시(32∼54평형 526채)에서 모델하우스를 열고 붉은악마 티셔츠와 축구공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연다.

다음 달 대구 달서구 월배지구에서 분양에 나서는 월드건설도 모델하우스에 대형 PDP TV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응원 장소를 제공하고, 방문객들에게 붉은악마 티셔츠를 나눠줄 계획이다.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에서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영조주택은 한국 대표팀이 득점할 때마다 40인치 LCD TV를 추첨을 통해 주며 한국팀이 월드컵 8강에 진출하면 33평형 ‘퀸덤’ 아파트 1채를 경품으로 줄 계획이다. 또 13일 모델하우스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응원 콘서트도 연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