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 포화상태 美시장서 아시아로 진출 가속도

  • 입력 2006년 2월 1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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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시장의 전선(戰線)이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가 올해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신흥 자동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미국 시장 판매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의 생산량 감소, 고유가 행진 등 악재까지 겹쳐 주춤한 상태다. 미국의 경제전문 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올해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2.5% 줄어든 1653만 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과 인도 시장은 각각 13.5%, 8.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2의 중국’으로 급부상한 인도

현대자동차는 현재 연 28만 대 수준인 인도 현지공장의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60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15만5000여 대를 팔았지만 올해 판매 목표는 18만9000대로 늘려 잡았다. 인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트로(아토스) 베르나 클릭 등의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GM대우자동차가 내년부터 인도에 마티즈를 조립 생산(CKD) 방식으로 수출해 현지 GM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GM은 인도 시장에서 소형차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일단 마티즈의 ‘조립공장’을 먼저 세운 뒤 독자적인 자동차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인도 ‘토종 기업’인 마루티가 자동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와 타타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현대차와 GM 외에도 도요타, 포드, 혼다, 볼보 등의 외국 기업이 시장 쟁탈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부품 업체들도 인도로 집결하고 있다. 마그나, 텍스트론, 캐스트파트 등이 곧 인도에 진출할 예정이다. 업계는 선진국에서 제품의 30∼35%를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인도에서는 8∼9%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GM, 중국에서 ‘권토중래’

중국 시장 쟁탈전도 치열하다. 특히 ‘홈그라운드’인 북미 시장에서 일본 도요타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GM이 중국에서는 선전하고 있다.

GM의 중국 합작회사(상하이GM, 진베이GM, 상하이GM우링)들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66만5000여 대를 팔아 57만8000여 대를 판 폴크스바겐(상하이폴크스바겐, 이치폴크스바겐)을 제치고 브랜드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는 35.2% 늘었다. GM의 판매 성장에는 ‘뷰익 엑셀르’로 수출되는 GM대우의 ‘라세티’가 한몫을 했다.

8만2200여 대를 판 포드도 소형차 ‘포커스’의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 판매가 46% 늘었다. 작년 중국의 전체 자동차시장 성장률 1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현대·기아차도 정면 승부에 나섰다. 연 43만 대(현대차 30만 대, 기아차 13만 대)인 중국 현지공장 생산능력을 2007년까지 105만 대(현대차 62만 대, 기아차 43만 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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