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성공할까… 참여요청 예상 20명 설문

  • 입력 2006년 2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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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반(反)삼성 성향의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삼지모)’이란 경영 자문단 태동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상당수 반삼성 인사가 참여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삼성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유력 인사를 중심으로 모임을 구성할 계획”이라며 “삼성 사장단과의 분기별 모임을 갖고 여기서 나온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삼지모’를 통해 삼성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거론되는 ‘반삼성’ 인사 중 상당수가 모임 불참 또는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

본보 취재팀이 ‘삼지모’ 참여 요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각계 인사 20명을 일일이 전화 취재한 결과 이 가운데 2명만이 조건부 참여 의사를 밝혔다. 11명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나머지 7명은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비판적 의사를 수용할 의지가 분명하다면 참여할 수 있다”고 했으며 최정철 기업 책임을 위한 시민연대 운영위원장도 “정기적으로 활동보고서를 낸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중도우파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조중근 사무처장은 “삼성이 경영 외적인 면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면서 다른 인사들과는 다소 다른 이유로 유보 의견을 밝혔다.

‘안티 삼성’ 계열로 분류되는 시민단체들은 대부분 이번 삼성의 자성(自省) 조치를 평가절하하면서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삼성의 조치가 진일보한 것이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편”이라며 “시민단체들은 참여연대의 참여 여부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사외이사제도만 잘 활용해도 기업을 투명하게 경영할 수 있다”며 “감투와 돈으로 입을 막으려는 의도가 보여 참여연대에서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웅 좋은 기업 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삼성이 외부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할 의지가 있다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삼성에 대해 지적한 내용을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정계, 학계, 법조계 인사들도 자문단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을 발의해 삼성을 압박해 온 박영선(열린우리당) 의원은 “삼성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본 뒤 판단하겠다”고 했으며 심상정(민주노동당) 의원은 “들러리를 서는 모임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김주영 변호사는 “삼성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다고 본다”고 불참 의사를 비쳤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모임의 취지를 감안할 때 삼성에 비판적인 인사가 빠지면 자문단 구성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며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솔직하게 설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에 대한 입장 (○:참여, △:보류, ×:불참)
분야이름직책참여 여부
시민단체김상조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박완기경제정의실천연합 정책실장
김선웅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하승창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최정철기업책임을위한시민연대 운영위원장
조중근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사무처장
학계장하성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이필상
김기원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
윤태범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박상용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황선길×
김건식서울대 법학과 교수×
김선택고려대 법학과 교수×
최도성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법조계김주영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장주영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
장경욱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
정치권박영선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심상정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대상은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에 참여 요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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