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비상경영 체제 돌입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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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갑 부회장
이전갑 부회장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원화가치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와 국제 유가(油價)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악재에 대비하기 위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그룹은 26일 최근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일관되고 효율적인 경영 정책 수립을 위해 경영전략추진실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또 기획총괄본부와 감사실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 사내(社內) 조직을 비상관리 강화 체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상설 조직을 신설해 환율 하락 등 악화되는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대처하기로 한 것은 현대·기아차그룹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진 다른 기업으로도 비상경영 체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날 이전갑(59) 감사실 담당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해 경영전략추진실과 기획총괄본부, 감사실을 총괄하도록 했다. 감사실 정홍식(52)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감사실 담당 임원을 맡는다.

그룹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76%를 차지하는 사업 특성상 환율 유가 원자재 등 외부 환경에 특히 민감하다”면서 “세계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해 비상관리 역량을 갖추고 내실 경영을 이끌 효율적인 조직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실적을 보면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04년에 비해 늘어났으나 ‘환율 변수’ 등으로 매출은 소폭 줄었고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 대수는 170만843대로 2004년의 167만7818대에 비해 1.4% 늘어났다.

반면 매출액은 2004년(27조4725억 원)에 비해 0.3% 줄어든 27조3837억 원이었고 영업이익은 30.1% 감소한 1조3841억 원이었다.

그러나 해외 공장의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9.6% 늘어난 2조7391억 원, 당기순이익은 32.6% 늘어난 2조3147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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