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포기 5년만에 최다…“그냥 쉰다” 123만8000명

  • 입력 2006년 1월 17일 03시 03분


코멘트
별 이유 없이 그냥 집에서 쉬거나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한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일자리가 없는데 굳이 발품을 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 계획 없이 ‘그냥 쉬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23만8000명으로 2004년(103만3000명)에 비해 19.8% 늘었다.

이에 따라 비경제활동인구는 2004년 1430만 명에서 지난해 1455만7000명으로 1.8%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와 실업자를 뺀 사람이다.

통계청 최연옥(崔然玉) 고용복지통계과장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쉬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고용사정이 나빠 구직 노력을 아예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중에는 쉬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리는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12만5000명으로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구직 포기자는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1년 안에 입사지원서를 내는 등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가 없어 지금은 취업을 단념한 사람이다. 전문가들은 쉬는 사람과 구직 포기자가 늘면 오랜 기간 경제활동을 안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지는 셈이어서 성장잠재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許贊國) 선임연구위원은 “실업자가 많다는 건 취업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냥 쉬는 사람이 많다는 건 경제에 대한 실망감으로 자포자기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