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게 보이거나… 젊어지거나… 불어라! ‘논에이지’ 바람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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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올해 안티 에이징 화장품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태평양
소비자들은 올해 안티 에이징 화장품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태평양
《올해 50세인 전업주부 김영애 씨. 세월이 원망스럽지만 마음과 스타일만큼은 젊어지기로 결심했다. 김 씨의 올해 소망은 다이어트에 성공해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는 것. 독일 월드컵이 열리는 6월에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나가 나이를 잊고 열렬히 응원하고 싶다. 올해는 나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소비, 이른바 ‘논에이지(Non Age)’ 소비 트렌드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월드컵 열기로 캐주얼 패션이 크게 유행하고, 음식 영화 인터넷 게임 등 소비의 전 영역에서 ‘청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참살이(웰빙)’ 트렌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개인과 가족의 건강 추구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전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LG경제연구원 여준상 책임연구원은 “젊은 외모 가꾸기 차원을 넘어 나이를 잠시 잊는 체험과 서비스, 문화가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안티 에이징(anti-aging)’ 화장품이 부각될 전망. 피부과의 보톡스, 박피시술뿐 아니라 레이저 효과를 응용한 고기능 안티 에이징 화장품이 크게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려는 욕망은 세대를 가리지 않아 안티 에이징 화장품 시장이 10, 20대 젊은 층에도 어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노스탤지어(Nostalgia·향수)’ 트렌드도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천재지변과 조류 인플루엔자(AI), ‘황우석 파문’ 등으로 불안과 불신 풍조가 확산돼 소비자들은 과거의 익숙한 기억에서 편안함을 찾으려 한다는 것.

태평양 뷰티트렌드팀 남용우 과장은 “믿을 수 있는 스테디셀러 화장품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며 “이와 함께 고기능성 안티 에이징, 재미있으면서도 편리한 아이디어 상품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

CJ쁘띠첼 냉동치즈케이크. 사진 제공 CJ

올해 식(食)문화 트렌드의 중심은 ‘예쁜 음식’이다.

식품업계에선 ‘포토제닉(Photogenic), 글로벌(Global), 뉴(New)’가 함축된 음식을 개발하는 게 지상 과제다. 사진 찍고 싶을 정도로 예쁜 음식(포토제닉), 이국적인 음식(글로벌), 보지 못했던 새로운 퓨전 음식(뉴)을 어떻게 제품으로 만들 것인가가 승부의 관건이다.

이는 인터넷 ‘블로그 문화’가 젊은 층에서 4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전파된 영향이 크다.

CJ 신선식품 디저트담당 황나욱 과장은 “3000원짜리 밥을 먹고, 디저트로 5000원짜리 케이크를 먹는 게 요즘 외식 문화”라며 “푸딩, 치즈케이크, 젤리 등 디저트용 식품군이 크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

뻬띠앙뜨 김종월. 사진 제공 한국패션협회

‘월드컵과 함께 나이를 잊자.’

독일 월드컵으로 패션의 캐주얼화, 스포츠화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일상에서 입는 운동복이 주목을 받았던 것과 비슷하다.

특히 논 에이지 바람으로 중년층도 티셔츠, 청바지 등 캐주얼 의류를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강세였던 꽃무늬와 화려한 원색은 시들해지고 올해는 파스텔톤, 화이트, 아이보리 등 차분하면서도 여성적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심플하고 절제된 디자인)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선임연구원은 “월드컵으로 스포츠와 패션이 연계된 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라며 “브랜드 로고보다 개성을 중시하고, 실제 나이보다 스스로 선택한 나이에 맞춰 패션을 선택하는 ‘마인드 에이지’ 경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구▼

이탈리아 명품 가구 몰티니. 사진 제공 몰티니

지난해 가구시장에는 찬바람이 몰아쳤다.

이에 따라 가구업체들은 올해 부유층 지갑을 노린 초고가 명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소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1000만 원이 넘는 침대, 2000만 원대 소파 등 고가 브랜드들이 지난해 말부터 선보였고 한샘 등 기존 가구업체들도 초고가 부엌가구를 준비 중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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