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90대 김모 씨가 경기 광주경찰서 남강민 경위의 응급 조치를 받고 119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이송되고 있다. 경기 광주경찰서 제공
“처음엔 단순 주취 신고인 줄 알았습니다. 상태를 보니 취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 광주경찰서 퇴촌파출소 소속 남강민 경위(45)는 폭염 속 길가에 쓰러진 90대 노인을 구조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남 경위와 한종범 경사(28)는 14일 오후 2시 20분경 “술에 취한 어르신이 길가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퇴촌면의 한 빌라단지 앞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남 경위는 곧바로 쓰러져 있던 김모 씨(90대)의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취자와 달리 술 냄새가 나지 않았고 의식도 흐릿한 상태였다. 당시 퇴촌면 기온은 30도 안팎까지 오른 상황이었다.
남 경위는 열사병 등 온열질환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1년가량 전공한 뒤 군 복무를 마치고 2010년 경찰에 입직했다. 당시 김 씨의 체온은 42도까지 올랐다. 남 경위는 즉시 119구급대에 공동 대응을 요청한 뒤 맥박과 호흡 상태를 확인하며 응급조치에 나섰다.
(왼쪽부터) 남강민 경위, 한종범 경사 순찰차에 있던 우산을 펼쳐 김 씨 주변에 그늘을 만들고, 음주단속용 생수를 이용해 얼굴과 목덜미의 열을 식혔다. 의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며 상태를 살폈다. 경찰의 초기 대응 이후 김 씨의 체온은 40도까지 내려갔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병원 측은 경찰의 응급조치가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경위와 한 경사는 구조 이후 김 씨가 머물던 요양시설을 찾아 가족 연락처를 확보했고, 서울에 거주하는 딸에게 상황을 직접 알렸다. 이후 김 씨의 딸은 경찰에 전화해 “아버지가 많이 회복하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경위는 “간호학을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 동료와 함께 침착하게 응급조치할 수 있었다”며 “누구라도 현장에 있었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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