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얼룩덜룩 2005]날씨로 본 15대 그룹의 2005년

  • 입력 2005년 12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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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기업들도 올 한 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매출이 늘고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등 쑥쑥 커 간 기업이 있는 반면 실적 부진과 뜻밖의 사건으로 시달린 기업도 있었다.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쨍 하고 해뜰 날’을 꿈꾸며 분투하기는 모두 마찬가지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15대 그룹(자산 순위 기준, 공기업은 제외)의 2005년 기상도를 그려 봤다.》

◆삼성…쓰나미

‘X파일’ 사건을 비롯해 온갖 악재가 ‘지진해일(쓰나미)’처럼 몰아닥쳤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련을 겪었다. ‘삼성에버랜드 변칙증여 혐의’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6기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상처 복구를 위해 애쓰고 있다.

◆현대·기아차…맑음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지는 않았지만 국제무대에서 브랜드 가치가 수직 상승해 가을 하늘처럼 쾌청했다. 해외 언론은 ‘넥스트 도요타’로 부르며 현대자동차의 고속성장 비결을 앞 다퉈 분석했다.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받았다. 정 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50명’ 중 42위에 올라 한국 기업인 중 가장 순위가 높았다.


◆LG…구름 사이로 햇살

GS그룹의 분가로 몸집이 확연히 줄어들고 상반기(1∼6월) 실적도 부진했다. 이후 구본무 회장이 제시한 ‘차별화된 핵심 가치’를 찾아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7∼12월) 들어 전자는 휴대전화와 가전, 화학은 2차전지를 각각 앞세워 도약에 나섬에 따라 햇살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SK…폭풍우 뒤 맑음

최태원 회장은 3월 SK㈜ 주주총회에서 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돼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이라는 ‘폭풍우’가 물러나자 이사회 중심으로 본격 경영에 나섰다. SK㈜ 매출도 크게 늘었으며 SK텔레콤도 순항. 최 회장과 계열사 사장들이 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이미지 개선 작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롯데…맑음

고유가와 환율하락의 험한 파고(波高)에도 끄떡없이 탄탄한 내수 중심 경영으로 꾸준히 매출을 올려 맑은 날이 계속됐다.


◆KT…비

하나로텔레콤과 담합해 시내전화요금을 높게 책정한 혐의로 1159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과징금을 맞은 데 이어 비(非)영업사원을 통한 개인휴대통신(PCS) 재판매로 과징금 28억 원이 부과돼 세찬 비가 계속 내렸다.


◆포스코…맑은 뒤 구름

상반기 매출 11조 원, 순이익 2조5000억 원으로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 들어 중국산 저가(低價) 철강재 공세로 다소 ‘구름’이 드리워졌다. 9월 철강재 가격을 6∼9% 내린 데 이어 13개 제품 가격을 4∼13% 추가 인하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진…흐린 뒤 비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던 중 이달 들어 나흘간 계속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GS…맑음

올해 출범한 뒤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화…구름

석유화학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신규 사업을 확대하며 목표했던 계획을 무리 없이 실행했다.


◆현대重…흐린 뒤 맑음

상반기(1∼6월)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91.8%나 줄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3분기(7∼9월) 실적이 흑자로 전환되며 활짝 개고 있다.


◆금호…한때 폭풍우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7, 8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25일간의 장기파업을 벌여 매출 피해액만 1745억 원에 이르렀다.


◆두산…초대형 태풍

‘형제의 난’이라는 초대형 태풍으로 109년 역사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아름다운 형제 경영’이라는 찬사는 순식간에 날아갔고 그룹 입지는 뿌리째 흔들렸다. 총수 일가가 퇴진한 후 발족한 비상경영위원회가 피해 현장을 어떻게 수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부…구름

동부건설이 업계에서 6번째로 공공 수주 1조 원 클럽에 가입하며 선전했지만 철강, 반도체 분야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현대…폭풍우 뒤 갬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개인비리 혐의로 퇴출되자 북한의 반발로 대북사업이 난항에 빠지며 매서운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현정은 회장은 ‘원칙 경영’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함으로써 대북사업 정상화의 길을 찾았다.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재정비하며 맑은 날을 기다리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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