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러시안 패션 거리 녹인다

  • 입력 200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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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길거리에는 ‘러시안’이 많이 보일 전망. 부분적으로 모피를 사용한 러시아 풍 패션은 몸매를 잘 드러내 주면서도 방한 기능도 뛰어나다. 사진 제공 제일모직
올 겨울 길거리에는 ‘러시안’이 많이 보일 전망. 부분적으로 모피를 사용한 러시아 풍 패션은 몸매를 잘 드러내 주면서도 방한 기능도 뛰어나다. 사진 제공 제일모직
올겨울 패션가에 ‘러시안’ 열풍이 불고 있다.

몸에 착 달라붙는 디자인에 옷의 일부분을 밍크 여우 토끼 라쿤(너구리의 일종) 등의 모피로 장식해 얼핏 보면 남성 옷은 러시아 병정, 여성 옷은 러시아 공주 분위기가 풍긴다.

그동안 모피는 동물 학대라는 비난 여론 속에서 부유층 중년 부인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됐지만, 올겨울에는 젊은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들도 ‘러시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 모피, 생각보다 싸다

모피는 종류만큼 가격도 다양해져 빈폴의 경우 전체가 모피인 제품은 100만 원대, 부분적으로 모피를 사용한 러시아풍 제품은 40만∼60만 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여성캐주얼 매입팀 정지은 바이어는 “코트의 모자 목깃 소매끝 앞섶 등에 부분적으로 모피를 사용한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나이스클랍, 톰보이 등의 브랜드는 러시아풍 제품이 전체 매출액의 50∼8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정 바이어는 “이들 의류의 모피는 탈부착이 가능해 한겨울부터 초봄까지 입을 수 있는 실용성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피의 가장 큰 장점은 정장 캐주얼 등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린다는 것.

여성의 경우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전도연이 입었던 크롭팬츠(기장이 무릎 아래에서 잘린 바지)와 함께 입으면 세련된 분위기를 풍길 수 있다.

남성도 부분적으로 모피가 달린 잠바나 코트, 특히 허벅지 중간쯤까지만 내려오는 길이의 코트를 입으면 정장이나 캐주얼도 고급스러워 보인다.

마에스트로 문경아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코트는 전반적으로 길이가 짧아졌으며 날씬한 허리와 우람한 어깨를 강조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트렌치코트에서 자주 쓰이던 어깨 견장이나 허리벨트를 사용하고, 원단 표면을 빗질과 같은 가공을 통해 보풀이 일어나게 하는 기모가공으로 인체의 멋을 최대한 살렸다는 것이다.

로가디스 이은미 디자인실장은 “마치 담요를 두룬 것과 같은 두꺼운 겨울옷은 이번 시즌에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슬림한 패턴을 기본으로 광택감이 있는 소재를 사용한 다소 어두운 톤의 코트가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입을까

코트 등 겉옷의 색상은 블랙이 대세이기 때문에 진 바지와 셔츠 넥타이 차림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셔츠에 니트를 덧입는 게 특히 잘 어울린다는 게 디자이너들의 설명.

니트는 터틀넥이나 브이넥이 좋으며 코트와 같은 색상으로 통일하면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레드나 화이트 등 화사한 색상과 어울리면 젊어 보이는 효과가 난다.

다만 니트 등을 너무 두껍게 입으면 목이 짧아 보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키가 작은 남성은 코트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나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롱코트만 피하고, 눈에 잘 띄지 않더라도 세로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면 키가 커 보일 수 있다.

또 배가 나온 체형은 광택이 나는 소재를 피하고 검은색 코트를 선택하면 날씬해 보인다.

하의는 코트와 같은 계열로 약간 더 진하거나 옅은 차이가 있는 색상을 고르는 게 좋다.

단색 코트가 밋밋하다면 보온성이 좋은 머플러로 멋을 내는 것도 방법. 코트에 들어간 색상이 포함된 두세 가지 스트라이프가 단조로움을 피하는 동시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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