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디자이너 ‘급구’…대기업등 잇단 진출로 몸값 껑충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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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성 있는 레스토랑들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식 카페 ‘루825’, 아시안퓨전음식점 ‘아시아떼’, 오리엔탈 바 ‘뭄바’, 중식당 ‘티원’(위부터).
최근 개성 있는 레스토랑들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식 카페 ‘루825’, 아시안퓨전음식점 ‘아시아떼’, 오리엔탈 바 ‘뭄바’, 중식당 ‘티원’(위부터).
“태국 미술관에서 우연히 ‘애프터 더 레인(After the Rain)’이란 그림을 봤어요. 제가 찾던 ‘모던한’ 태국의 느낌, 그래서 레스토랑 이름도 애프터 더 레인이에요.”

CJ푸드빌 신규사업팀 박신혁(33) 과장은 레스토랑 디자이너다. 레스토랑의 테마, 스타일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메뉴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는 올해 초 CJ푸드빌로 옮기기 전 레스토랑 전문컨설팅회사에서 10년 동안 일했다.

인도요리 전문점 ‘강가’, 이탈리아식당 ‘안나비니’, 오리엔탈 바 ‘뭄바’, 캐주얼 한식당 ‘까페소반’ 등 그가 참여한 레스토랑 프로젝트는 80여 개에 이른다.

박 과장은 테마를 정하기 전에 인도 이탈리아 중국에 가서 현지 분위기를 느낀다고 한다. 앉아서 레스토랑 이름과 테마를 정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

최근 레스토랑 디자이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거대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보다 개성이 꿈틀대는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 레스토랑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요즘 레스토랑은 개성이 넘친다. 같은 태국풍 음식점이지만 정통, 퓨전, 한국식 등 개성이 뚜렷하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베니건스 등 똑같은 스타일의 점포와 메뉴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처럼 ‘동네’ 레스토랑이 변신하기 시작한 것은 대기업들이 레스토랑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부터다.

급식업체 아워홈은 ‘테마 레스토랑’ 사업의 선두주자다.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의 ‘뭄바’, 중식당 ‘싱카이’, 이탈리아레스토랑 ‘메짜루나’ 등은 모두 이 업체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아워홈은 17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올해 400여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급호텔들도 외식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새로운 수익모델로 호텔 밖 레스토랑을 선택한 것. 신라호텔은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종로타워 33층 양식당 탑클라우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52층 지중해식 레스토랑 마르코폴로, 서울프라자호텔은 연세대 동문회관 중식당 ‘티원’ 등을 각각 운영한다.

프라자호텔 기획팀 이정한 차장은 “패밀리레스토랑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색다른 서비스와 맛, 테마로 소비자의 마음을 잡겠다”고 말했다.

○ 레스토랑을 디자인합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리츠타워 지하에 들어선 아시안 퓨전 음식점 ‘아시아떼’와 유럽식 카페 ‘루825’.

운영은 아워홈이 하지만 레스토랑 테마와 디자인은 일본계 레스토랑 컨설팅업체 뮤스푼코리아의 작품이다.

시게카와 겐시 뮤스푼코리아 사장은 “일본에서는 한 업체가 스타일이 다른 400∼500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한다”며 “한국도 음식의 맛과 함께 새로운 체험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밝다”고 말했다.

시게카와 사장은 “레스토랑 테마의 아시아 붐이 끝나면 동유럽이 새로운 테마로 부상할 것”이라며 “테마 구상을 위해 직원들이 동유럽 출장을 자주 간다”고 귀띔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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