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光잘잡아야 디지털TV 먹는다”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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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을 높이자니 가격이 걸리고, 그냥 있자니 경쟁에서 밀리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디지털 TV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업계와 벌이고 있는 경쟁에서 이기려면 가격뿐 아니라 PDP에 비해 많이 뒤지는 화질 향상이 필수적.

이를 위해서는 LCD 화면 뒤에서 빛을 밝혀 주는 광원(光源)을 현재의 냉음극형광램프(CCFL)에서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꿔야 한다. 문제는 LED의 단가가 CCFL보다 2, 3배 비싸다는 것.

LCD 업계가 LED의 단가를 낮추고 기술력을 높여 하루라도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CFL vs LED

LCD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뒤에서 화면을 밝혀 주는 보조장치인 백라이트유닛(BLU)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LCD에 쓰이는 CCFL은 화질이나 동영상 표현 등에 한계가 있다.

반면 LED를 이용하면 실제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지금보다 크게 넓어지고 소비전력도 낮아지게 된다. 화면의 명암 조정 비율도 크게 높일 수 있어 사실적인 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BLU 광원을 LED로 바꾸면 ‘LCD는 PDP보다 화질이 떨어진다’는 고질적인 약점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LED는 CCFL과 달리 수은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기도 하다.

○문제는 가격

LCD 업계에서는 BLU 광원을 LED로 바꾸는 방안에 적극적이다.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실제 시제품 개발에도 성공한 상태다. 하지만 LED의 높은 가격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40인치 LCD TV를 기준으로 할 때 LED 부품은 CCFL보다 2, 3배 비싸다. 가뜩이나 PDP TV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LCD 업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되는 셈.

일본 소니는 최근 3색 LED를 광원으로 채택한 46인치 LCD TV를 미국 시장에 내놨으나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제품 가격이 1만6000달러(약 1600만 원)로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2008년 전면전 예상

하지만 LCD 업계에서는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라면 2∼3년 안에 LED의 이런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PDP와의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한 LCD 업체들의 사활(死活)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석준형 삼성전자 LCD 총괄 부사장은 최근 “LED가 LCD의 핵심 광원이 될 것이며 2008년경이면 LED와 CCFL이 ‘전면전’을 치를 정도로 (LED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노트북 컴퓨터와 모니터를 중심으로 LED가 CCFL을 대체하기 시작해 늦어도 2008년부터는 LCD TV의 주요 광원으로 LED가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LED는 매년 가격은 크게 낮아지는 반면 밝기는 향상되고 있다”며 “LED BLU의 가격이 CCFL 제품과 비교해 10∼20% 높은 수준이 되면 LED가 LCD의 주요 광원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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