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업체 “납품받은 배추가 그런걸 어쩌라고…”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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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이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발표한 16개 김치 생산업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업체는 회사 홈페이지를 닫아버리고 외부와의 연락을 피하고 있다.

연간 매출 460억 원으로 16개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H식품 관계자는 “100% 국내산 배추를 사용했는데 당혹스럽다”며 “어떤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재배 농가에서 국산 배추를 공급받지만 올해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배추 값이 크게 올라 일부 배추를 농수산물 시장에서 구입했다”며 “유통 과정에서 개나 고양이의 회충 알이 묻은 게 아닐까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 수출하는 김치로 알려진 N식품도 식약청 발표 직후 홈페이지를 닫고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중소김치업체 O식품 관계자는 “10월 중순 이후 출하된 중부지방의 가을배추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얼마 전에 구입했다”며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중부지방 생산자에게 어떤 비료를 쓰느냐고 물으니 그쪽에서 돼지 분뇨를 쓴다고 한 게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아이에게도 먹일 정도로 제품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정부 발표로 어려움을 겪을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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