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자 세례’… 증시 ‘붉은 미소’

입력 2005-11-02 03:07수정 2009-10-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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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관심이 다시 외국인에게 쏠리고 있다. 그동안 “팔아도 너무 많이 판다”는 평가를 받았던 외국인이 모처럼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 종합주가는 30.84포인트 올라 1,188.9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일 한국 증시에서 2500억 원에 육박하는 순매수(매수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것)를 보였다. 외국인이 1000억 원이 넘는 대량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9월 12일(1507억 원)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이 같은 주식 매수가 국내 증시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떠날 사람은 다 떠났다?

최근 외국인이 보여 준 강도 높은 주식 매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장기적으로 철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차익 실현’ 주장이 맞는다면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별 걱정할 것이 없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인 외국인의 위력을 감안할 때 ‘한국 증시 철수’ 주장이 맞는다면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1일 나타난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는 ‘차익 실현’ 주장에 힘을 실어 줬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외국인이 5주 연속 주식을 매도해 이제 팔 만한 사람들은 다 팔고 떠날 사람들은 다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들과 활발하게 접촉해 온 우리투자증권 박천웅 리서치본부장도 “지난주부터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약화되기 시작했다”며 “외국인의 차익 실현 물량은 대충 정리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의 열쇠를 쥔 외국인

그렇다면 앞으로 외국인들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외국인들이 1일 집중적으로 사들인 주식은 대부분 금융주였다. 특히 이들의 매수는 전날 ‘깜짝 실적’을 발표한 국민은행에 집중됐다. 덕분에 국민은행 주가는 이날 급등했다.

문제는 외국인의 국민은행 지분이 이미 80%를 넘었다는 점. 외국인이 추가로 주식을 사들일 여력이 많지 않다.

외국인은 금융주 외에 한국 경제를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인 정보기술(IT) 분야에는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1일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는 ‘한 달 넘게 계속된 이들의 주식 팔아 치우기가 대충 마무리됐다’는 정도로만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시간으로 2일 새벽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는 것은 확실시되지만 FRB가 발표를 통해 ‘이번이 금리 인상의 마지막’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느냐가 관전 포인트.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FRB가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면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당분간 국내 증시는 지루한 조정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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