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석유회사 인수 좌절

  • 입력 2005년 8월 4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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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미국 석유회사 유노칼 인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CNOOC는 2일 성명을 통해 “(미국 의회의 반대 등) 정치적 환경이 워낙 나빠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인수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의 유노칼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유노칼은 10일 인수 건을 최종 결정한다.

중국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기업 인수 노력이 미국 정치권의 압력으로 좌절됨에 따라 앞으로 미중 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CNOOC가 제시한 금액은 185억 달러로 셰브론이 제시한 금액보다 7억 달러가 더 높았다. 인수대금으로 ‘전액 현금’을 제시하는 등 조건도 좋았다.

CNOOC는 그동안 이번 인수 제안이 전적으로 상업적인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의회가 석유산업의 특수성을 내세워 “중국 기업의 미국 석유회사 인수는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압력을 가하자 CNOOC가 중도에 포기한 것이다.

이처럼 유노칼 인수가 ‘시장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의해 결정됨에 따라 중국 정부의 보복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가뜩이나 불편한 미중 관계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에너지 무역 군사 등 세계적 차원의 양국 간 갈등 요인들을 조정하기 위해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로버트 졸릭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고위급회담 첫 회의가 종료된 직후의 일이어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인수전의 결과와 관련해 셰브론이 로비전에서 CNOOC를 압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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