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300억대 기술 ‘꿀꺽’…차 도면 빼낸 3명구속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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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승섭·李承燮)는 철도 차량 제조업체인 로템사의 전동차 설계도면과 기술 자료를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로템사 하도급업체인 SLS사 영업담당 이사 정모(52) 씨와 이 회사 연구소 부소장 신모(46) 씨 등 3명을 31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 회사 회장 이모(54) 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해 12월 한국철도공사 전동차 제작에 필요한 시험운용 청원승인(1년간의 시험운전 허용)을 받기 위해 로템사 하도급업체 팀장인 이모(31·구속) 씨에게 전동차 차체 등의 설계도면을 담은 CD 1장을 넘겨받아 전동차 설계도면 제작에 참고한 혐의다.

이 씨는 한때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정 씨에게 500만 원을 받는 대가로 업무상 보관 중이던 설계 도면을 넘겨 준 것으로 드러났다.

SLS사는 빼돌린 도면을 그대로 모방해 2월 한국철도공사에서 전동차 시험운용 청원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도면이 유사한 것에 의심을 품은 로템사의 고소로 수사가 시작돼 기술 유출 사실이 들통 났다.

로템사는 차체 등의 연구 개발에 3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기술이 경쟁사에서 이용됐을 경우 앞으로 5년간 1조30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로템사가 내부 직원의 기술 유출에 대비해서는 보안 체계를 구축했지만 하도급 업체를 통한 기술 유출 위험을 간과했다”고 말했다.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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