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소니 ‘PS 신화’는 계속된다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4분


코멘트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간혹 보이는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 남성들도 의자 위에 올라서서 소리를 질러댔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장이 아니다. 지난달 소니가 새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3’를 발표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니픽처스 스튜디오의 광경이다. 관객들은 새 게임이 등장할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고 환호성을 질렀다.》

소니의 자(子)회사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첫 PS 게임기를 내놓은 것은 1994년 말. PS에서 PS2, PSP, PS3로 이어지는 이 비디오게임기 시리즈는 10여 년 동안 세계적으로 2억 대 가까이 팔려 나갔다.

소니보다 먼저 비디오게임기를 판매했던 일본의 닌텐도는 소니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고 역시 먼저 비디오게임기 시장에 진출해 있던 세가는 아예 사업을 정리했다.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든 소니가 유수의 업체들을 제친 것이다.

○ 플레이스테이션 성공의 비결

1994년 선보인 PS는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1억289만 대가 팔렸다. 2000년 초 선보인 PS2 역시 5년여 동안 8747만 대를 판매됐다. 작년 말에 선보인 휴대용게임기 PSP는 현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만 팔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97만 대가 팔렸다.

소니가 자랑하는 ‘워크맨 신화’를 PS 시리즈가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2005년 3월 기준 소니 그룹 전체의 매출액 규모는 약 7조3500억 엔(약 73조5000억 원). 이 가운데 SCE의 매출액은 약 7880억 엔으로 전체의 10.7%에 불과하다. 반면 SCE의 영업이익은 689억 엔으로 소니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 1100억 엔 가운데 62.6%를 차지한다. 그룹 차원에서 SCE가 ‘효자’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PS가 선발주자인 닌텐도와 세가 등을 제치고 비디오게임 시장의 1위가 된 것은 ‘차별화 정책’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비디오게임 회사는 게임을 판매하는 매체로 ‘마스크롬’을 사용했다. 마스크롬은 공장에서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복제할 수 없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소니는 최초로 CD를 저장매체로 선택했다. 이 덕분에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었고 유통 재고 부담도 줄어들었다.

또 유명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중소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사에 개발비를 투자해 가며 경쟁사보다 많은 소프트웨어를 내놓는 데 중점적으로 투자했다.

○ 한국에서도 인기몰이

지난달 초 SCE의 한국지사 SCEK는 PSP라는 휴대용 게임기를 한국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판매가 시작된 뒤 1주일 만에 5만 대가량 팔려나갔다.

PSP는 게임과 영화 감상, MP3음악 감상 등을 할 수 있는 다기능 휴대용 게임기다.

SCEK는 또 KT와 손잡고 PSP에서 KT의 ‘네스팟’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이를 이용하면 동영상과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무선랜으로 즐길 수 있으며 먼 곳에 떨어진 친구들과 온라인게임도 가능하다. 이는 일본 본사에서도 시도된 적 없는 ‘초고속인터넷 강국’에서의 실험이었다. 한편 PSP용 인터넷 브라우저도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어서 PSP를 통한 인터넷 서핑도 가능할 예정이다.

강희원 SCEK 과장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SCEK와 KT의 네스팟 서비스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한국 시장에 맞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