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걱정 뚝” 하이브리드카 성큼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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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에는 기름값 적게 드는 차로 바꿔야지….”

주유소에 들러 휘발유를 넣고 난 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기름통을 가득 채우려면 7만∼10만 원은 족히 들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연료비에 부담을 느끼면서 ‘하이브리드카’의 시대가 바짝 앞당겨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동력으로 사용해 비슷한 출력의 엔진 차량에 비해 연료비를 크게 아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도요타가 주도하는 하이브리드카 시장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이 차종만 28만 대를 팔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도요타가 차지한 비중은 64%였다.

도요타가 최근 내놓은 신형 프리우스는 1L의 휘발유로 25.5(미국 기준)∼35.5km(일본 기준)를 달려 휘발유만 사용하는 동급 차량보다 연비가 갑절 이상 좋다. 1500cc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해 2000cc급 차량과 같은 출력을 낸다는 것이 도요타 측의 설명. 미국시장에서 대당 2만975달러에 팔리고 있다.

도요타는 또 올해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X400h’도 내놓았다. 6기통의 3300cc 엔진을 얹었지만 연비가 소형차와 비슷한 17.8km나 된다. 미국 내 판매가격은 4만9185달러로 같은 등급의 휘발유차인 ‘RX330’(3만8075달러)에 비해 1만 달러 정도 비싸다.

○ 혼다와 포드 맹추격

도요타의 뒤를 잇는 일본의 혼다는 미국 시장에서 인사이트, 시빅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 3종류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친환경차 시장점유율은 31%.

인사이트는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들어 동급 차량보다 무게가 40% 정도 가볍다. 배기량 1000cc의 엔진을 사용하며 1L의 연료로 36km(일본 기준)를 갈 수 있으며 미국 내 판매가격은 2만1530달러. 지난해부터는 인기 차종인 어코드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3만14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업체 중에서는 포드가 지난해 8월부터 SUV차량인 ‘이스케이프’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2만9070달러. 포드는 앞으로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 등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 한국에서도 하이브리드카 생산

한국의 자동차 업체도 일본 등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하이브리드카 판매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도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국산 하이브리드 카를 살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소형차인 베르나의 후속모델인 ‘MC’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올해 하반기에 350대 정도 시험 생산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이 모델에 대한 평가가 좋으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MC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하기 시작하고 2007년에는 중형 하이브리드카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카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2010년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한다.

하이브리드카의 가격은 같은 등급의 휘발유 차에 비해 30% 정도 비쌀 전망. 하지만 연비가 우수하기 때문에 4, 5년 정도 타면 가격 차이만큼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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