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으로 진로 발렌타인스 홍보책임자된 버드전무

  • 입력 2005년 2월 2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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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발렌타인 등을 판매하는 ‘진로 발렌타인스’는 지난달 실시한 인사에서 영국인인 앤서니 버드 전무(44·사진)를 한국 내 홍보 담당 임원에 임명했다.

대외 협력업무가 특히 중요한 주류업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홍보를 총괄하는 책임자에 외국인을 앉힌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한국에서 영업하는 국내외 기업 가운데 외국인 홍보 임원은 GM대우자동차의 랍 레겟 부사장 정도다.

버드 전무 본인도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서 빙그레 웃었다.

그는 “하지만 인간관계를 통해서 잘 해결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구식 합리성만을 고집하지 않고 정(情)을 중시하는 한국 정서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순수한 영국인이 내놓은 해법치고는 특이하다 싶지만 그의 경력을 보면 이해가 간다.

버드 전무는 1983년 영국의 위스키 제조판매회사인 ‘롱 존 인터내셔널’에 입사하면서 주류업계에 입문했다.

이 회사는 1990년 진로 발렌타인스의 모기업인 ‘얼라이드 도멕’에 합병됐다. 이후 1988∼1990년 일본에 머물며 동양문화를 익혔다. 이때 일본여성을 만나 결혼했다.

그리고 2000년 진로 발렌타인스가 출범할 때 합류한 뒤 백화점 할인점 호텔 바 카페 등 일반 시장영업을 맡으며 한국의 독특한 음주문화, 끈끈한 인간관계 쌓기를 익혔다.

요즘도 거의 매일 퇴근 이후 사람들을 만나 술자리를 갖는다.

매일 늦는 그에게 부인의 바가지가 심할 것 같았다. 그는 이에 대해 “그래서 일본여자를 아내로 얻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주량을 묻는 질문에 “많이 마시지는 못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먼저 취하지 않으려 애쓴다”는 말로 수정했다.

주류업계에서는 그의 주량이 폭탄주 4, 5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앞으로도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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