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부총리 취임1돌]리더십 흔들려 ‘상처’-금융시장 안정유지

  • 입력 2005년 2월 6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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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 부총리가 1년 동안 보여준 정부 경제팀 수장(首長)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해의 극심한 내수 부진과 고용 불안 등 우리 경제의 우울한 성적표를 감안하면 이 부총리가 당초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지난해 경제 추락의 중요한 원인이 현 정권의 ‘이념 과잉’과 이에 따른 사회적 불안심리 확산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총리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우며 그나마 실용주의자인 그가 경제팀을 맡고 있어 위기의 폭을 줄일 수 있었다는 동정론도 있다.

이 부총리는 취임 이후 1년간 20여 개의 각종 경기대책을 내놓으며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를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일자리 창출 종합대책,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 종합투자계획,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 등이 대표적이다.

일자리창출 종합대책은 지난해 적어도 양적인 면에서 ‘일자리 40만 개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청년실업률 증가, 비정규직 양산 등 질적인 면에서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설경기 연착륙 대책은 최근 건설시장이 일부 회복되고 있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지만 지난해 건설수주가 급락하는 등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 부총리는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당이나 청와대에 흔들려 경제팀 수장으로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부총리 취임 이후 금융시장이 LG사태라는 메가톤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총리는 최근 표정이 부쩍 밝아졌다.

추락을 거듭하던 경기가 미약하지만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과 관련된 그의 리더십도 과거보다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부처 일각에서는 “만약 이 부총리가 작년 말쯤 경질됐다면 명백히 ‘실패한 경제부총리’가 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다소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경제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위해 이 부총리가 하반기부터 집행될 종합투자계획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주의를 확고하게 정착하는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공종식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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