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제회는 ‘리틀 군인공제회’…수익사업 진출 활발

  • 입력 2005년 1월 20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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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제회가 최근 부동산 개발과 투자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며 ‘리틀 군인공제회’로 도약하기를 꿈꾸고 있다.

경찰공제회는 군인, 교직원 공제회 등과 함께 국내 ‘5대 공제회’ 중 하나로 꼽힌다. 회원으로 가입한 9만여 명의 일선 경찰이 연 이율 8%로 돈을 맡기면 이 돈을 투자해 수익사업 등을 해서 불린다.

부동산사업의 대표작은 166억 원을 들여 충남 서천군 서해안고속도로에 지은 서천휴게소. 상·하행선 방면에 각각 대지 1만6000∼1만8000평에 건립됐으며 이달 말 정식으로 문을 연다. ‘웰빙 찻집’ 등 특화된 식음료시설을 앞세워 연 13%가량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각종 이익단체가 무허가로 상점을 차려 수익을 챙겨가는 사례가 있었지만 서천휴게소의 경우 ‘경찰이 뒤에 있다’는 인식 때문인지 아직까지 비슷한 징후가 없다는 게 공제회 측의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종로구 인의동에 126억 원을 들여 지은 오피스텔 ‘무궁화 빌딩’이 준공돼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삼성건설이 시공했으며 지하 5층∼지상 12층에 13∼34평형 63실이 있다. 종로 대로변을 끼고 있는 입지 덕에 이미 40여 실의 임대가 끝났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명지대학 용인캠퍼스 기숙사 건립사업에 총 9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고명택 공제회 건설사업부장은 “대규모 부동산 사업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군인공제회로부터 자극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경기상황 등을 고려해 아파트나 골프장 건립 등에 참여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외환위기 이후 서울 종로구 ‘경희궁의 아침’, 여의도 ‘리첸시아’ 등 주상복합, 오피스텔 사업에 잇달아 참여해 높은 수익을 거뒀다.

정경진 경찰공제회 투자기획부장은 “부동산 개발사업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는 있겠지만 국민감정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경찰청에서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며 “성사단계까지 갔던 골프장 건립사업이 비슷한 이유로 막판에 무산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공제회의 자산은 2003년 말 7516억 원으로 군인공제회(3조7356억 원)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19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 동안은 자산규모가 2.5배나 증가했다. 회원들의 자금위탁한도가 늘고 투자방식도 다양화됐기 때문. 경찰공제회는 그동안 금융상품 투자와 함께 운전면허 적성시험 대행, 경찰 수험교재 발행 등을 통해 자산을 불렸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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