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올 기술유출 급증…작년 6건서 22건으로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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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분야의 국제적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 적발된 한국 전자업계의 기술 유출 사건이 지난해 6건에서 22건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6일 발표한 ‘2004년 글로벌 전자산업 7대 뉴스’ 보고서에서 중국, 대만 등의 경쟁업체가 한국 기업의 첨단기술에 눈독을 들이면서 기술 유출 사건이 빈발하고 기술 경쟁이 격화된 것을 첫 번째 뉴스로 꼽았다.

이 보고서는 이달 초 국내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업체인 A사 직원 2명이 6세대 액정표시장치 컬러필터 공정 기술을 빼내 대만 회사에 입사하려던 사건을 올해 기술 유출의 대표적 사건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대만 업체에서 기술 인력 영입을 요청받은 한국 내 브로커의 제안을 받고 전직을 결심하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제조기술 자료를 담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국내 중견 전자업체의 자금난 악화로 해외 매각 사례가 크게 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 유출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UT스타컴은 2월 한국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통신장비 업체인 현대시스컴을 인수한 데 이어 10월에는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기가텔레콤의 CDMA 단말기 연구개발(R&D) 부문을 인수해 이 과정에서 한국의 휴대전화 기술이 상당 부분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첨단기술 확보가 사업 성패의 열쇠가 되면서 기술유출, 특허분쟁, 로열티 공세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전쟁이 경쟁국, 기업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또 기술경쟁 격화와 함께 △세계 전자시장 대호황 △급격한 가격 하락 △한국 디스플레이 석권 △한국 휴대전화 파란 △일본 전자업계 부활 △중국 전자기업 브랜드 사냥 등을 올해 세계 전자산업 7대 뉴스로 선정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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