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26일 발표한 ‘2004년 글로벌 전자산업 7대 뉴스’ 보고서에서 중국, 대만 등의 경쟁업체가 한국 기업의 첨단기술에 눈독을 들이면서 기술 유출 사건이 빈발하고 기술 경쟁이 격화된 것을 첫 번째 뉴스로 꼽았다.
이 보고서는 이달 초 국내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업체인 A사 직원 2명이 6세대 액정표시장치 컬러필터 공정 기술을 빼내 대만 회사에 입사하려던 사건을 올해 기술 유출의 대표적 사건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대만 업체에서 기술 인력 영입을 요청받은 한국 내 브로커의 제안을 받고 전직을 결심하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제조기술 자료를 담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국내 중견 전자업체의 자금난 악화로 해외 매각 사례가 크게 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술 유출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UT스타컴은 2월 한국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통신장비 업체인 현대시스컴을 인수한 데 이어 10월에는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 기가텔레콤의 CDMA 단말기 연구개발(R&D) 부문을 인수해 이 과정에서 한국의 휴대전화 기술이 상당 부분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첨단기술 확보가 사업 성패의 열쇠가 되면서 기술유출, 특허분쟁, 로열티 공세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전쟁이 경쟁국, 기업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또 기술경쟁 격화와 함께 △세계 전자시장 대호황 △급격한 가격 하락 △한국 디스플레이 석권 △한국 휴대전화 파란 △일본 전자업계 부활 △중국 전자기업 브랜드 사냥 등을 올해 세계 전자산업 7대 뉴스로 선정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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