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손가락이 따로따로 동작…한국형 휴먼로봇 ‘휴보’ 탄생

  • 입력 2004년 12월 22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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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자연스럽게 걷는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교수(로봇 뒤)와 관련 연구원들.-사진 제공 한국과학기술원
두 발로 자연스럽게 걷는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교수(로봇 뒤)와 관련 연구원들.-사진 제공 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인간처럼 두 발로 걷는 일본의 ‘아시모’에 버금가는 로봇 ‘휴보’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오준호(吳俊鎬·50) 교수는 “지난 3년여의 연구를 통해 완벽한 외양을 갖추고 자연스럽게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휴보는 41개의 모터를 지니고 있어 26개의 모터가 내장된 아시모에 비해 로봇의 움직임이 다양하고 부드럽다. 예를 들어 아시모는 손가락이 함께 움직이지만, 휴보는 5개의 손가락이 따로 움직인다.

휴보의 외모도 아시모보다 사람에 가깝다. 아시모는 등짐을 지고 있는 모습인 데 반해 휴보는 모든 장비가 몸통 안에 들어가 있다.

또 휴보는 3년간 약 8억 원을 들여 개발했지만 아시모는 15년에 걸쳐 3000억 원이 들어갔다. 로봇 한 대를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휴보가 아시모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

다만 아시모가 시속 3km로 걷고 골프 퍼팅까지 하지만, 휴보는 아직까지 계단을 오르는 것을 확인한 정도다. 휴보가 걷는 속도는 시속 1.25km.

휴보는 오 교수팀이 1월 개발한 로봇 ‘KHR-2’보다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기계적인 강성이 커져 걸음걸이가 더 안정되고 상체가 더 부드럽게 움직이며 음성을 인식하고 합성하는 기능을 갖춰 사람의 말을 듣고 대답할 수 있다.

오 교수는 “현재 휴보의 하드웨어는 층계를 오르고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문제”라며 “내년에는 관련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 3년 후에는 일본의 아시모를 능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10월 한국의 로봇산업 현황을 조사하러 내한했던 미국국립과학재단(NSF) 관계자들은 오 교수팀이 3년 만에 인간형 로봇을 만든 데 대해 놀라워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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