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시장 투자기회 C-…과세정책 C+…인프라는 A-

  • 입력 2004년 12월 15일 2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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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컬럼비아대 겸임교수 출신인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부문별 ‘학점’을 매기면서 사업 기회를 가장 낮은 ‘C-’로 평가했다.

팰런 행장은 15일 재정경제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1세기 번영의 길, 동북아 금융 허브’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금융 허브 구축에 필수적인 5가지 항목에 학점을 매기는 것으로 평가를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허브의 요건으로 △편리한 생활여건 △양호한 금융 인프라 △금융감독의 투명성 △기업에 유리한 과세정책 △풍부한 사업 기회 등을 꼽았다.

그는 “한국 금융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가장 부족한 것은 사업 기회”라며 “자산운용과 외환거래, 주식 발행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 기회를 늘려주어야 한다”며 이 항목에 ‘C-’ 학점을 부여했다.

과세정책 항목과 관련해 그는 “현재 한국 정부는 기업에 법인세율 18.7%를 일괄 적용하고 있으나 일률적인 세율보다는 기업별 실적과 상황에 맞는 변동세율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C+’로 평가했다.

금융감독 투명성에 대해서는 “한국의 금융감독 정책이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에서 일본보다는 한 수 위이지만 홍콩보다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B+’를 매겼다.

그는 생활여건 항목에 대해 도쿄 베이징 홍콩 등 국제 거점도시들과 가깝고 도시 국제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또 금융 인프라 역시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각각 ‘A-’의 후한 점수를 줬다.

올해 1월 취임한 팰런 행장은 JP모건체이스 씨티은행 등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전문경영인으로 미국 내 한인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이철용 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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