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으로 롯데칠성 1株 살까…20일부터 고가주 1주씩 거래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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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부터 주가가 10만 원 이상인 주식을 1주씩 사고팔 수 있는 이른바 ‘단주(單株) 거래’가 허용된다. 이에 따라 주식을 10주 이상 거래해야 한다는 증권거래소 업무 규정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가 우량주들이 투자 유망 종목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가 우량주 대중화 시대 개막=지금까지 소액 투자자들은 고가 우량주를 사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예를 들어 주가가 주당 80만 원대인 롯데칠성에 투자하려면 최소 10주 이상을 사야 하기 때문에 800만 원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20일부터는 80만 원 정도만 있으면 롯데칠성 주식을 살 수 있어 소액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고가주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단주거래는 정규 매매거래시간(오전 9시∼오후 3시) 전후 1시간씩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간외 매매에서만 허용됐다. 시간외 매매는 종가를 기준으로 거래하는 것이므로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단주거래가 허용됨에 따라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가 사실상 독점해온 고가 우량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제3의 거래주체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주가가 높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고가 종목들의 거래량과 거래 횟수가 늘어 증시 전체가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다.

증권거래소 이덕윤(李悳允) 매매제도팀장은 “고주가 종목 가운데 하루 거래량이 1만 주 미만인 주식들의 거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단주거래의 수혜종목은=10일 종가 기준으로 10만 원이 넘는 고가주는 모두 16개 종목이다.

이 가운데 단주거래 허용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은 자산가치나 수익률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거나 하루 평균 거래량이 1만 주 이하인 종목들이다.

동원증권 자산운용부 이채원(李埰源) 상무는 “저평가된 종목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안정적이어서 투자 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안병국(安秉國)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기관들이 고가 우량주의 매매물량을 대량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 참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하루 평균 거래량이 1만 주 미만인 일부 우량 종목들은 단주거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주가가 10만 원 이상인 종목(종가 기준, 단위:원, %, 주)
종목12월 10일2003년12월 30일상승률하루 평균거래량
롯데칠성810,000594,00036.4625
롯데제과680,000140,500384.01,368
삼성전자406,000451,000―10.0581,920
태광산업396,500143,000177.31,734
남양유업340,500300,00013.5316
신세계280,500290,000―3.359,588
신세계1우B279,500268,0004.3792
삼성전자우267,000245,5008.882,522
농심220,000239,000―8.021,079
태평양218,000187,50016.321,280
SK텔레콤188,500199,000―5.3181,423
포스코179,500163,00010.1317,739
제일기획146,000173,000―15.628,521
금강고려120,000109,5009.636,751
오리온101,50087,50016.029,180
삼성SDI100,500140,500―28.5348,893
자료:대우증권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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