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숙박-음식업 대출 회수”…연체업소 관리 대폭 강화

  • 입력 2004년 12월 7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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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은행은 8월부터 숙박·음식업을 여신특별관리업종으로 지정해 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연체율이 계속 높아져 비상이 걸렸다.

A 은행의 숙박업 연체율은 10월 말 현재 10%대를 넘어섰다. 총대출금 가운데 이자를 제때 받지 못하는 대출금 비율이 10%를 웃도는 것이다.

A 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되면 가급적 대출금을 회수하라고 일선 지점에 지침을 내렸지만 당분간 숙박·음식업의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7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은행권의 숙박업 연체율은 4.23%로 9월 말(3.72%)에 비해 0.51%포인트 높아졌다.

숙박업소 연체 대출금 가운데 요주의 여신(1∼3개월 이자를 연체한 여신)은 9월 말 기준 5581억 원으로 작년 말(4218억 원)에 비해 32.3% 증가했다. 고정이하 여신(3개월 이상 이자를 연체한 여신)도 4894억 원으로 작년 말(3328억 원)보다 47% 늘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경기부진과 성매매특별법 시행 여파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숙박·음식업에 대한 대출금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숙박·음식업에 대한 대출금 잔액은 1998년 말(1조9227억 원) 이후 8배로 늘었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1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분기(1∼3월) 4633억 원 △2분기(4∼6월) 1816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고 3분기(7∼9월)에는 대출금 잔액이 1637억 원 감소했다.

숙박·음식업에 대한 은행 대출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1994년 4분기(10∼12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9월 말 현재 숙박·음식업에 대한 은행 대출금 잔액은 15조3863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숙박·음식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 회수가 본격화하면 최근 3년 사이 대출을 많이 받은 업소들이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강운 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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