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신용평가 기관 주주에 대형 시중銀 참여 허용키로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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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소기업의 신용을 평가하기 위해 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기업신용정보(가칭)의 주주로 민간 금융회사가 참여할 전망이다.

한국기업신용정보 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12일 “현금으로 출자되는 자본금을 600억원으로 하고 이 가운데 200억원을 은행 등에서 유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설립추진위원회는 중소기업 대출을 많이 하는 대형 시중은행과 농협 등을 상대로 협상에 들어갈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신용보증기금(기보), 산업은행, 기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은행연합회 등 정부와 관련 있는 6개 기관이 주주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신보와 기보는 자본금과는 별도로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정보와 신용평가시스템 등을 현물 출자키로 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기존 6개 기관이 11일 열린 3차 실무회의에서 출자 부담을 줄이려고 난상 토론을 벌인 끝에 민간 금융회사를 참여시키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 영업 중인 민간 기업신용평가회사들은 정부 주도의 거대 신용평가회사가 시장을 왜곡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정부가 만든 회사가 중소기업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정보를 모으기는 쉽지만 신용을 평가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라며 “4, 5개월 만에 급조된 회사가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보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독립해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노력하고 외부 전문가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능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신용정보는 당초 12월 출범할 예정이었지만 자본금 규모와 분담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내년 초에나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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