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마케팅 우리만의 승부수 있다”… 4대그룹 전략 차별화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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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그룹의 중국 진출 역사가 10년을 넘어서면서 각 그룹만의 독특한 대(對)중국 전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은 중국 전체 소비자 중 상위 5%를 타깃으로 삼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LG와 현대-기아차는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걸고 있다. SK는 다른 회사에 비해 시동이 늦었지만 대중 투자를 통해 내수지향형의 기업문화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차이는 회사 주력상품의 특성,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각 그룹의 평가 차이, 독특한 기업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4대 그룹의 공통점=4대 그룹의 주력기업은 모두 중국지주회사를 베이징(北京)에 두고 대륙에 퍼진 생산기지와 판매법인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생산기지를 늘려 첨단제품을 제외한 현지 수요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신제품 공급주기도 빨라지고 있다. 쏘나타와 엘란트라 등 3∼4년 지난 모델을 중국에 내보냈던 현대차는 올해 초 한국에 나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을 12월에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고가(高價) 신제품을 한국과 중국에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엄(Premium) 마켓이냐 매스(Mass) 마켓이냐=LG전자와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다걸기(올인) 전략’을 펴고 있다.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중국 시장 1위의 점유율을 가진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LG전자측은 “가전이 주력인 LG전자는 중국에서 고가품만 팔아서는 많은 이익을 낼 수 없다”며 “대규모 현지 생산시설을 갖춰 프리미엄 시장과 대중 시장을 함께 석권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도 2007년까지 중국 내 자동차 생산대수를 100만대로 늘려 중국 시장의 20%(현재 10%)를 차지한다는 목표 아래 저돌적인 속도로 중국 시장에서 풀라인업을 갖춰가고 있다.

현대차 구영기 중국팀장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중국에서 총력전인 상태에서 리스크 때문에 투자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중국에서의 성공 없이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부유층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 중국본사 김영진 부장은 “삼성전자의 매출 중 아직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위험 관리를 중요시하는 그룹의 문화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말 베이징에 중국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내수지향의 회사문화를 해외시장 개척형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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