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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9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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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10·29 부동산 대책은 집값, 거래, 건설경기 등 한국 주택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전체 집값의 상승세는 한풀 꺾이고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부작용도 컸다. 소형 평형이나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 값은 떨어졌지만 서울이나 인기지역 중대형 평형은 되레 올랐다. 평형대별 가격 불균형이 심화된 것. 거래 실종으로 시장 기능이 마비되고 건설경기 침체로 내수 위축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10·29대책의 영향, 평가, 전망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형과 중대형의 가격 차이 커져=10·29대책 이후 ‘집 넓혀가기’나 서울 및 신도시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
가격 하락은 소형 평형, 기존 아파트(지은 지 3년 이상) 등에서 주로 나타났으며 중대형 평형, 새 아파트 등은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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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대책 이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은 0.46% 떨어졌으나 41∼50평형은 1.45%, 51평형 이상은 4.49% 상승했다. 이는 21∼30평형이 1.50% 하락하고 20평형 이하는 6.09% 급락한 것과 대조를 보인다.
경기 고양시 일산,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는 평형대별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20평형 이하는 4.15% 하락했으나 41∼50평형은 3.60% 올랐고 51평형 이상 대형 평형은 6.32%나 상승했다. 지방 광역시에서도 소형 평형과 대형 평형의 엇갈린 가격 변동은 마찬가지.
서울과 신도시에 비해 그 주변지역의 가격 하락 폭이 컸다. 결국 고가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진 셈.
서울 서남부권의 경우 경기 광명시 철산동 주공도덕파크 33평형에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트리현대 32평형으로 옮기려면 10·29대책 직전 1500만원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6000만원이 필요하다.
경기 용인시에서 분당이나 서울로, 파주시에서 일산이나 서울 서북부로 옮기는 데 드는 집값 부담도 늘어났다.
▽대형 ‘버티기’, 소형 ‘급매’=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서울의 중대형 평형이나 새 아파트는 수요가 꾸준한데다 주로 부유층인 소유자들이 집값을 내리지 않고 버티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소형 평형의 가격 하락은 전반적인 주택 수요가 소형에서 중형 이상으로 높아졌고, 1가구 다주택 보유자들이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소형 주택부터 매각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 실종은 소형 주택 소유자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사를 해야 할 때 1가구 1주택인 서민들은 집값을 내려서라도 처분해야 하는 까닭이다.
한편 서울에서 10·29대책 이후 1년 동안 새 아파트는 4.11% 올랐으나 3년 이상 된 기존 아파트는 1.31% 하락했다.
▽재건축 단지가 집값 하락 주도=10·29대책에서 검토 사안이었던 주택거래신고제와 개발이익환수제가 올 상반기 현실로 나타나면서 서울 강남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1년 새 △강남구 ―7.58% △강동구 ―6.94% △강서구 ―7.19% △송파구 ―4.73% 등의 변동률을 보였다.
개별 단지별로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 2단지 8평형이 2억9000만원에서 1년 새 2억1500만원으로 25.86%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고, 개포동 주공 3단지 11평형이 4억1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24.39%)으로 하락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97년 12월부터 1년간 서울의 집값 하락률(―20.34%)과 비슷한 수준이다. 역설적으로 서울 강남권도 재건축 단지를 빼면 집값 하락 폭이 의외로 작았다.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면 강남구 아파트 값은 1년 새 0.8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재건축 단지가 아닌 51평형 이상 아파트는 오히려 5.57% 올랐다.
▽개발 호재 있는 곳, 가격 올라=서울에서 용산구, 성동구, 종로구 등에서는 1년 새 각각 10.02%, 6%, 5.86% 등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용산구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과 고속철도 개통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1년 동안 용산구 이촌동 대림아파트 44평형은 5억5000만원에서 6000만원이 올라 현재 6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남권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재건축 아파트도 광진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용산구에서는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0·29대책 중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제시됐던 뉴타운 개발도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특히 한남뉴타운(7.81%)과 길음뉴타운(7.34%)의 상승폭이 컸다.
| 10·29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값 변동 현황(단위:원) 시세는 2003년 10월 말과 2004년 10월 15일 비교. | ||||
| 지역 | 지역 평균변동률 | 아파트 | 시세 변동 | 해당 아파트변동률 |
| 강남구 | -2.95 | 대치동 우성2차 32평형 개포동 주공3단지 재건축 11평형 | 6억2500만→6억 500만 4억1000만→3억1000만 | -3.20 -24.39 |
| 강동구 | -4.86 | 둔촌동 주공고층3단지 34평형 상일동 고덕주공4단지 재건축 16평형 | 6억2000만→5억9500만 3억8000만→3억1000만
| -4.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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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구 |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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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구 | 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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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구 | 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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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진구 | 4.35 | 자양동 현대2차 37평형 | 3억6500만→3억8000만 | 4.11 |
| 구로구 | -0.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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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구 | -2.72 | 시흥동 벽산타운5단지 42평형 | 3억8000만→3억7000만 | -2.63 |
| 노원구 | -0.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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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구 | 3.41 | 방학동 대상타운현대 33평형 | 2억9500만→3억 | 1.69 |
| 동대문구 |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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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작구 | 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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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구 | 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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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문구 | 2.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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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구 | -0.90 | 잠원동 한신12차 35평형 반포동 삼호가든1,2차 재건축 21평형 | 5억5500만→5억5000만 3억9500만→3억4000만 | -0.90 -13.92 |
| 성동구 | 6.00 | 성수동 롯데캐슬파크 33평형 | 4억2000만→4억5500만 | 8.33 |
| 성북구 |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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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구 | -4.05 | 오금동 상아2차 32평형 가락동 가락시영1차 재건축 17평형 | 4억5500만→4억3500만 5억→4억2000만
| -4.40 -16.0 |
| 양천구 | -1.20 | 신정동 목동신시가지8단지 35평형 | 6억3500만→6억2500만 | -1.57 |
| 영등포구 | 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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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 10.02 | 이촌동 대림 44평형 도원동 도원삼성 42평형 | 5억5000만→6억1000만 4억6500만→4억8500만 | 10.91 4.30 |
| 은평구 | 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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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구 | 5.86 | 무악동 무악현대 33평형 | 3억6500만→3억9000만 | 6.85 |
| 중구 | 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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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랑구 | -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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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부동산114 |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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