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택 담보도 고객 신용도 따라 금리 차등폭 확대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7시 43분


코멘트

현재 감정가격이 3억원이고 방이 3개 딸린 서울지역 아파트를 담보로 시중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대출한도는 8800만원이다.

대다수 은행들은 차주(借主)의 신용도와 무관하게 8800만원을 전액 빌려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예외적으로 ‘신용도가 가장 불량한 대출신청자에겐 대출한도의 80%(7040만원)까지만 빌려주라’는 대출 지침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지침이 실제로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해당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출금액에 차등을 두지 않는 대신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차별화한다. 최우량고객과 일반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 격차는 0.6%포인트 안팎. 금리를 차별화하는 기준은 대개 거래실적과 소득 증빙자료 제출 여부다.

은행 관계자들은 “신용도는 담보대출 금액이나 금리 결정에 10% 정도밖에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담보대출은 여전히 담보만 보고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이런 담보대출 관행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개인 신용대출에 주로 활용해 온 신용평가시스템(CSS)을 담보대출에도 본격 적용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행은 1년여 동안 공들여 만들어 온 ‘담보대출 CSS’를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홍석철 리테일상품팀장은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의 차등 폭을 지금보다 확대하고 더욱 세분화할 것”이라며 “정부의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사라지는 경우에 대비해 대출금액도 신용도에 따라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담보대출 신용도 평가기준으로 △나이, 가족 수, 결혼 및 맞벌이 여부 등 신상정보 △직업, 직위, 근무부서, 근속연수 등 직장정보 △연간소득, 재산세, 승용차 소유 여부 등 재산정보 △거래명세, 부채비율, 연체 여부 등 신용정보 등을 망라할 예정이다. 여기에 보유주택 수와 거주기간 등 담보대출 고객의 특성까지 감안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도 담보대출을 결정할 때 차주의 신용도 반영비율을 점차 높일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흥은행과의 시스템 통합을 계기로 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여신 전반에 걸쳐 신용도를 대출 결정에 본격 활용하기 위해 CSS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