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연쇄도산 위험 커졌다…거래처부도로 돈떼일 위험 최고조

  • 입력 2004년 9월 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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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건설은 최근 협력업체인 J사와의 거래 관계를 끊었다. J사와 거래비중이 높은 3, 4개 업체의 신용도가 부쩍 나빠졌기 때문이다.

S건설 고위 관계자는 “매출 비중이 높은 거래처의 부도로 J사가 제때 판매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우리 회사 입장에서도 납기 지연 및 품질 불량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들어 내수침체가 지속되면서 물건을 팔고도 돈을 제때 못 받아 문을 닫는 협력업체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판매 부진에다 거래처 도산으로 돈을 떼이는 ‘거래 위험’이 커지면서 중소기업의 연쇄 도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돈 떼일 위험 최고조에 달해=5일 신용보증기금이 3068개 업체를 대상으로 판매 거래처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판매위험지수(TRI)를 조사한 결과 올해 2·4분기(4∼6월) TRI는 6.0으로 작년 2·4분기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TRI는 작년 2·4분기 조사 때 5.2를 기록한 이후 △작년 4·4분기(10∼12월) 5.7 △올해 1·4분기(1∼3월) 5.8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물건을 팔고도 거래처 도산으로 판매대금을 떼이면서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 구매처의 부실 가능성을 알려 주는 구매위험지수(PRI)도 올해 2·4분기 6.6으로 가장 높았다.

신보 신용정보부 김충섭 부부장은 “판매와 구매부문 위험지수가 모두 최고치를 보였다”며 “상거래의 양방향 거래 위험이 높아지면서 기업간 부실 전염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어음 결제기간은 더욱 길어져=기업은행이 최근 조사한 ‘중소기업 부도 원인’을 보면 판매대금 회수 부진(29.4%), 거래기업 도산(5.2%) 등 거래처 부실에 의한 연쇄 도산이 34.6%를 차지해 판매 부진(38.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기업 등으로 이어지는 거래망이 판매 부진과 거래처 도산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

실제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조사한 ‘2·4분기 판매대금 결제상황’에 따르면 어음판매대금의 현금 회수 기일은 평균 135.1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일 길어졌다.

현금결제 비율은 같은 기간 57.1%에서 56.7%로 오히려 낮아졌다.

:판매위험지수(TRI):

거래처의 부도로 연쇄 도산할 수 있는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로 1∼10의 값을 갖는다. 수치가 커질수록 판매대금 회수 지연으로 부도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구매위험지수(PRI)는 구매처의 납기 지연 또는 불량품 납품의 가능성을 알려 준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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