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영덕-양재 고속도로 건설 난항

  • 입력 2004년 8월 16일 18시 25분


수도권 남부 교통난 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영덕∼양재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2006년 말 개통을 위해 공사가 한창이어야 할 이 도로는 아직까지 노선 결정도 못한 상태. 서두른다 해도 도로 개통은 당초 예정보다 2년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수도권 남부 지역은 동백지구, 동탄신도시, 판교신도시 등의 입주로 인구는 급증하는 데도 도로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교통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도로 계획 및 사업지연=경기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와 서울 강남구 세곡동 헌릉로를 잇는 이 도로(23.7km·4∼6차로)는 2000년 4월 건교부가 발표한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개선대책(9개 노선)의 핵심으로 2006년 말에 준공할 예정이었다.

경기 남부권(수원 성남 용인시)
통행량 예측(단위:통행차량 수/일)
연도2001200620112016
통행량320만4168578만7804672만2760704만1056
자료:경기도

한국토지공사는 6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 차로를 6차로로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와 협의 없이 진행하다 접속 부분 교통량 과부하를 우려한 서울시의 반발을 샀다. 결국 서울시 접속 부분은 4차로로 줄었고 위치도 바뀌었다. 또 예상보다 사업비(현재 9800억원)가 크게 늘어나자 민자유치사업으로 변경됐다.

▽노선에 대한 주민 반발=지난해 12월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민간업체 컨소시엄인 경수고속도로㈜는 올해 초 수원 이의동과 성남 금토동을 통과하는 기본 노선안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도로가 통과하는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이 재산권과 환경 훼손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도로건설은 또 다른 장벽에 부닥쳤다.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등 청계산 자락 주민들은 “이미 이 지역에 2개의 고속도로가 지나는데 도로가 또 생기면 마을이 쑥대밭이 된다”며 5월 ‘고속도로 건설반대 범 시민대책위’를 구성했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하동 주민들 역시 “도로가 원천유원지와 신대저수지 사이를 지나가게 돼 시민 휴식공간이 망가진다”며 노선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소 공사기간 3년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해엔 착공해야 2007년에 완공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연내 착공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

▽교통지옥 예상=경기도에 따르면 수도권 남부지역 인구는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죽전지구를 비롯해 동백지구, 동탄신도시, 판교신도시 등 9개 택지지구의 입주가 끝나거나 시작되는 2007년경까지 14만1000가구(33만1000명)가 늘어날 전망이다.

수원, 용인, 성남지역의 교통량 역시 2001년의 하루 320만대에서 2006년에는 578만대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교부에 따르면 2002년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는 하루 교통량(양방향) 20만9000대,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는 하루 9만9000대로 적정교통량을 이미 초과한 상태.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장영수 광역도로과장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이 도로의 조기 준공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노선 결정 관련 주민공청회를 조만간 열 계획이지만 협의가 안 될 경우 직권으로 노선을 결정하고 연내에 착공해 2007년 말에는 개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