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바닷길 막히나…해상노련 16일 사상 첫 총파업 찬반투표

  • 입력 2004년 8월 15일 18시 42분


선원들의 사상 첫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 해운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어선과 화물선 등에서 일하는 선원들의 노동조합인 전국해상산업노조연맹(해상노련)은 16일 오후 2시 부산 중구 중앙동 마린센터 회의실에서 전체 대의원 80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1946년 해상노련이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추진되는 이번 총파업은 현재 대의원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노련은 파업안이 가결될 경우 50개 단위노조를 통해 수백대의 선박을 동원해 부산항과 인천항 등 주요 항만의 항로를 봉쇄하고 상선의 운항을 방해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어서 수출입 화물의 운송 차질이 예상된다.

해상노련은 지난해 10월 해양수산부와 선주를 상대로 △주40시간 근무 △유급휴가제 도입 △선원법 적용대상 선박의 확대 등 16가지 선원법 개정 요구사항을 제시했으나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

이에 앞서 해상노련은 7월 14일 해양부 청사에서 궐기대회를 열었으며, 이달 초에는 해양부 관계자 및 수협중앙회 원양어업협회 등 사용자 대표와 협상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현행 선원법상 항해 중인 선원들은 쟁의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운항 중인 화물선이나 조업 중인 어선에서 파업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상노련 김정국 교육선전국장은 “한국의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한 선원들에 대한 처우는 수십년 동안 변한 게 거의 없다”며 “육상 노동자들과 비슷한 수준의 복지후생을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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