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판매원 70% “年300만원도 못벌어”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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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A씨(32)는 올해 초 친구의 권유로 다단계 판매업체의 판매원으로 부업을 시작했다.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거뜬히 올릴 수 있다’는 회사측의 ‘달콤한’ 선전 때문이었다.

그는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낮아 판매원으로 활동하면서 월 몇십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어려웠다”며 “고소득자는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다단계 판매업체의 판매원 10명 중 7명은 변변한 돈벌이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들이 선전하는 ‘고소득’과 거리가 멀다는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다단계 판매업체 매출액 상위 20개사(2003년 기준)에서 수당을 받은 판매원 가운데 지난해 연간 300만원대 이상의 후원수당(판매액에 따라 지급하는 수당)을 벌어들인 판매원은 30%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상위 1% 이내에 드는 고소득 판매원은 업체별로 최저 821만3000원에서 최고 1억7951만7000원의 연간 후원수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상위 1% 이하∼6%는 39만8000∼4314만8000원 △상위 6% 이하∼30% 5만7000∼1098만6000원 △상위 30% 이하∼60% 1만2000∼234만7000원 △상위 60% 이하∼100% 1000∼27만6000원 등으로 수입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또 2003년말 현재 국내 102개 다단계업체에 등록된 판매원(445만9857명) 중 36.1%(161만명)가 판매액에 따른 후원수당을 받고 나머지는 판매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유재운 특수거래보호과장은 “판매원 자신이 구입하는 상품 구매 액수까지 감안하면 고소득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후원수당이 많다고 반드시 우량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다단계 판매원으로 활동하기 전 회사 상황을 사전에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최근 3년간 상호, 임원, 대주주 등의 변경이 잦거나 반품 요청 처리 비율이 낮은 회사 등의 취업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올해부터 시행된 ‘다단계 판매업자의 정보 공개에 관한 고시’에 따라 102개 다단계 판매업체의 회사 이력, 매출액, 판매원 수와 후원수당 지급 현황 등을 홈페이지(www.ftc.go.kr)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2003년 다단계 판매 시장의 총매출액은 경기 침체,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계약 체결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27.8% 감소한 2조7521억원에 머물렀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다단계 판매원 1인당 연간 수입
구분업체별 연간 후원수당 평균액
상위 1% 이내821만3000∼1억7951만7000원
상위 1%이하∼6% 39만8000∼4314만8000원
상위 6%이하∼30% 5만7000∼1098만6000원
상위 30%이하∼60% 1만2000∼234만7000원
상위 60%이하∼100%1000∼27만6000원
2003년 매출액 기준 상위 20개 다단계 판매업체 기준, 2003년 후원수당을 받지 못한 판매원은 제외
자료: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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