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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22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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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노키아=1990년대 초반 모토로라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한 노키아는 35%대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지키며 휴대전화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금년 초부터 시장점유율이 28∼29%대로 급락하면서 노키아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노키아가 흔들리는 이유에 대해 “휴대전화의 패션상품화, 복합상품화라는 두 가지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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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가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캠코더, 녹음기 등 각종 전자제품과 결합하고 빨리 변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신상품을 내놔야 하는데 노키아는 이 부분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
삼성이 연간 내놓은 신제품이 150여종인 데 반해 노키아는 20여종에 그치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LG전자 정보통신사업팀 조성하 상무는 “관련 전자산업이 발달돼 있고 끊임없이 신제품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이 한국 휴대전화 업체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전쟁이 시작된 휴대전화산업=노키아가 흔들리는 것이 경쟁업체에 긍정적인 신호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노키아는 금년부터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중저가 휴대전화의 가격을 30%가량 인하했다.
이에 맞대응하면서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평균가격은 작년 하반기 194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60달러로 낮아졌다. 영업이익률도 1·4분기 26.1%에서 2·4분기 16.7%로 떨어졌다. 반면 세계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10.8%에서 올 상반기 13.8%로 높아졌다.
LG전자는 대당 가격이 300달러가 넘는 3G폰을 수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평균 판매가격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가격 경쟁이 치열해 이런 성공이 지속될 것인지는 지켜보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후의 승자는=가격 경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소 휴대전화업체들이다. 중국의 추격에 쫓기는 상태에서 세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중소업체들이 살아남을 공간이 자꾸만 축소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이 고가의 휴대전화를 개발하고 세계 각국에 자사 브랜드로 수출하는 등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측은 “가격인하 공세에 맞서기보다는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첨단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내놓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는 길을 택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중저가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날이 오면 휴대전화 업계는 재편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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