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한투 우리 할까?”

  • 입력 2004년 7월 11일 17시 51분


동원금융지주와 영국계 PCA 컨소시엄이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LG투자증권과 한투, 대투 인수전에 모두 뛰어들어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상태. 인수가격도 PCA, 동원금융, 우리금융 등 3사가 가장 ‘높게’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올해 초 푸르덴셜에 팔린 현대투자증권 매각가(3500억원가량)보다 높은 5000억원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투와 대투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15,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각각 1곳씩 선정한 뒤 정밀실사를 거쳐 8월 말 매각 본 계약을 치를 예정이다.

▽‘동원-한투’, ‘PCA-대투’ 카드 급부상=6월 말 최종 입찰 제안서를 낸 곳은 동원금융지주, PCA컨소시엄, 우리금융지주 외에 하나은행-골드만삭스 컨소시엄, AIG컨소시엄, 칼라일 등 국내외 6개 금융회사. 국민은행의 막판 불참 선언으로 후보군 윤곽이 의외로 빨리 그려지고 있다.

우선 동원금융은 ‘한투’ 인수에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인수를 위해 상당한 여유자금을 비축했으며 실제로 인수가격도 상당히 공격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증권업의 위기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동원금융이 한투 인수를 계기로 위탁영업 중심에서 자산운용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풀이한다.

영국계 PCA그룹은 인수희망 회사를 제출하지 않았다. 한투와 대투 중 아무 곳이나 상관없다는 의미로 그만큼 인수 의사가 강력하다는 증거다. 실제로 PCA가 제시한 인수가격이 응찰자 중 가장 높다는 후문이다.

PCA는 최종 입찰 제안서 제출 직전에 소로스펀드 계열의 서울증권과 미국계 투자펀드인 올림푸스캐피털을 파트너로 영입해 막강한 진용을 구축했다.

PCA는 2002년 굿모닝투신운용(현 PCA투신운용)을 인수해 국내에 진출했으나 올해 3월 말 현재 시장점유율은 1.11%에 그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막판 변수=우리금융의 저울질은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금융은 7일 LG증권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면서도 한투 인수 의사를 접지 않고 있다. 한투 인수 가격도 상당히 공격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의 목표는 비 은행 금융기관을 자사회로 두는 것이다”며 “LG증권과 한투 가운데 가격과 시너지 효과를 검토해 최종 인수회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G와 칼라일은 단기시세 차익을 겨냥한 펀드여서 인수 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우선협상대상 선정 조건으로 인수 가격 외에 △금융산업 발전 기여도 △인수 후 경영 능력 △인력 구조조정 여부 △자금 조달 가능성 등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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