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개인-기관 팔고 외국인들은 사고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17분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증시에서 개인과 기관투자가의 증시이탈이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이 기간 10조원 이상을 순매수(산 주식이 판 주식보다 많음)하면서 ‘바이 코리아’ 열기를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208억원과 8조1244억원을 순매도(판 주식이 산 주식보다 많음)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개인과 기관의 순매도 금액 1조3305억원과 1조4344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8.5배 늘어난 10조4930억원을 순매수했다.

매매 비중(거래대금 기준)도 개인은 59.2%로 지난해 상반기(66.8%)보다 7.6%포인트 줄었고 기관은 15.6%로 0.3%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외국인은 21.6%로 7.6%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과정에서 기관투자가의 상장사 보유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16.7%에서 15% 아래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1997년 말(26.2%)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외국인의 보유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40.1%)보다 4%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43.9%로 사상 최고 기록을 계속 갈아 치우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가 증시의 안전판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명기 한국증권업협회 상무는 “당분간은 투신과 보험사 중심의 기관투자가들에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연기금 등과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식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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